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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심포니 '슈만 교향곡 2번'
아바도 예술감독 지휘에 호평
아바도 예술감독 지휘에 호평
국립심포니 오케스트라가 지난 13일 서울 예술의전당 무대를 장식한 ‘슈만, 교향곡 2번’이 공연 전부터 눈길을 끌었던 이유다. 레퍼토리도 슈만 부부를 둘러싼 인연을 숨기지 않았다. 1부는 브람스, 2부는 로베르트 슈만의 작품이었다. 서사는 절묘했지만 국립심포니와 로베르토 아바도 예술감독(72)에게는 상당한 부담이었을 것이다. 전임(다비드 라일란트) 예술감독이 ‘슈만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았던 까닭이다. 결론적으로는 대성공이었다.
1부(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2번 내림 나장조)는 슈퍼 비르투오소로 불리는 피아니스트 마르크 앙드레 아믈랭(61)의 연주였다. 세계적 거장 아믈랭의 국내 오케스트라 첫 협연이었다. 그는 복잡한 곡의 구조를 명징하게 파헤치는 지성미 넘치는 해석으로 외신의 찬사를 받아왔다. 이날도 그의 장기가 유감없이 발휘됐다.
1악장에서 서사의 기틀을 마련한 아믈랭은, 2악장 스케르초 주제 선율에 도달하자 폭발력을 발휘했다. 큰 손과 기다란 손가락이 백색과 흑색 건반을 쉴 새 없이 두드렸고 피아노 건반 전체가 빛을 머금은 바닷물처럼 변화무쌍하게 움직였다. 이어진 3악장에서는 전 악장과 대비되는 브람스 특유의 목가적 서정성이 깊게 짙어졌다. 첼로 솔로의 활약이 빛을 발한 가운데 연주자의 연륜이 깊게 배어 나오는 아다지오였다. 4악장은 다채로운 색채가 눈앞에 그려지는 듯한 화려한 선율로 마무리됐다.
2부의 슈만 교향곡 2번 다장조는 자칫 선율들이 혼란스럽게 들리기 쉬운 난곡이다. 하지만 아바도 감독은 명확한 구조는 살리되 입체감을 주면서 악단을 조율했다. 곡이 작곡될 당시 슈만은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었으나, 아바도 감독은 과도한 감정 몰입을 배제한 채 정제된 투명함으로 서사를 풀어나갔다. 1악장과 2악장, 어둠과 환희의 경계를 넘나든 지휘는 3악장에 달해 절정을 이뤘다. 4악장까지 목관과 금관의 뛰어난 표현력, 현악 파트의 안정성은 고통 속에서 피어나는 미학의 완성도를 높였다.
연주가 끝나자 객석에서는 지휘자와 오케스트라를 향해 “브라비(Bravi)!”라는 찬사가 터져 나왔고 아바도 감독은 수차례 인사로 화답했다.
이해원 기자 um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