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가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 앞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9.14/뉴스1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가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 앞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9.14/뉴스1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신약 임상시험 청탁 의혹'과 관련된 제넨셀의 코로나19 치료제가 실제 국내에서 환자 93명에게 투약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제넨셀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시험 승인을 받는 과정에서 동물실험 중 햄스터에게 토혈과 사망 등 이상 반응이 나타났다는 내용을 삭제한 자료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전성 관련 부작용이 빠진 이른바 '가짜 자료'를 토대로 임상시험이 승인됐음에도 실제 환자를 대상으로 투약까지 이뤄진 것이다.

14일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제넨셀의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 'ES16001'은 2022년 진행된 임상 2상 시험에서 총 93명에게 투약됐다. 식약처 관계자는 "국내 기관에서 시행된 시험인 만큼 한국인을 대상으로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다만 식약처는 "실제 치료제를 투약받은 93명 가운데 현재까지 중대하고 예상하지 못한 약물 이상 반응 의심 사례(SUSAR)가 보고된 사례는 없다"고 밝혔다.

문제는 해당 치료제의 임상시험 승인 과정에서 불리한 동물실험 결과가 누락됐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는 점이다.

제넨셀 설립자인 강모 교수의 약사법 위반 사건 1심 판결문에 따르면 제넨셀은 2021년 코로나19에 감염된 햄스터를 대상으로 비임상 시험을 실시했다. 시험 과정에서 일부 햄스터가 토혈하거나 폐 비대증 등의 증상을 보인 뒤 폐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법원은 강 교수가 이 같은 결과가 임상시험 승인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관련 내용을 보고서에서 삭제하거나 누락하도록 지시했다고 판단했다.

이런 가운데 김 후보자가 제넨셀의 임상시험 승인 과정에 관여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김 후보자는 2021년 10월 12일 브로커 양모씨의 요청을 받고 당시 김강립 식약처장에게 제넨셀의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을 신속하게 처리해 달라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전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윤상현 의원은 "동물실험의 불리한 결과가 누락된 정황이 있는 치료제가 실제 93명에게 투약된 만큼 신속 처리보다 피실험자의 안전과 권리가 우선돼야 했다"며 "김 후보자는 식약처에 신속 처리를 요청한 경위를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도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한민국 국민 전체의 생명이 위험할 뻔했다"고 질타했다. 장 대표는 "국민을 상대로 국민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그 무모한 일을 김 후보자가 로비로 만들어줬다"고 꼬집었다.

나경원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임상 승인 목적이) 국민 생명보다 돈이었다"며 "성공한 로비는 결국 사람 목숨쯤은 아무렇게나 생각하는, 오로지 이권이었을 뿐이었던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희선 한경닷컴 기자 gimme_s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