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콘팜' 출신 의원들, 당정 요직 잇따라 꿰차
스타트업을 키우겠다며 모인 국회의원들이 정부와 여당의 요직에 잇달아 오르고 있다. 강훈식 청와대 비서실장이 주도한 초당적 스타트업 지원 모임 ‘유니콘팜’ 이야기다. 모임을 이끌며 ‘농장주’로 불리던 강 비서실장이 지난해 6월 대통령실에 입성한 데 이어 함께 활동한 의원들도 속속 주요 부처 장관과 여당 지도부 구성원으로 발탁되고 있다.

강 비서실장으로부터 공동대표직을 이어받은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월 여당의 정책과 입법을 조율하는 원내정책수석부대표에 임명됐다. 주요 회원으로 활동한 이소영 민주당 의원은 최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다. 연구책임의원을 맡은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도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에 내정됐다.

유니콘팜은 2020년 비공식 모임으로 출발해 2022년 여야가 함께하는 국회 공식 연구모임으로 확대됐다. 스타트업이 기존 산업과 충돌하거나 규제에 막혔을 때 국회에서 해법을 찾아보자는 취지였다. 21대 국회에서는 정보 주체의 위임을 통한 주민등록번호 처리를 허용하는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 문화 지식재산 금융의 기반을 조성하는 문화산업진흥 기본법 개정안 등 6개 법안을 추진했다. 하지만 모두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22대 국회에선 여야 의원 13명이 유니콘팜에 참여해 활동을 이어갔다. 비대면 진료 중개 플랫폼의 의약품 도매상 겸영을 금지하는 이른바 ‘닥터나우 방지법’을 놓고는 대안 마련을 요구하며 공동 대응에 나섰다. 지난해 12월 긴급토론회를 열었고, 김 의원과 이 후보자는 당시 벤처업계의 성장을 가로막는다며 민주당 원내지도부를 찾아가 법안의 본회의 상정을 막아달라고 설득하기도 했다.

유니콘팜 소속 의원들의 잇따른 발탁이 강 비서실장과의 인연과 관련이 있다는 시각도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유니콘팜은 사실상 ‘훈식계’ 의원들의 네트워크”라고 했다. 다른 여권 관계자는 “모임 구성원들이 정책을 결정하고 부처 간 이견을 조율하는 자리에 오른 만큼 성과에 대한 책임도 커졌다”고 평가했다.

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