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물건이 줄면서 수도권 전역에서 전셋값이 급등하고 있다. 특히 서울 성북구, 노원구 등 외곽 지역 전세 보증금이 크게 뛰었다. 경기 지역에선 화성 동탄구 등 이른바 ‘반도체 벨트’로 불리는 곳의 전셋값이 서울보다 가파르게 올랐다.

1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서울 전셋값의 누적 상승률은 7.61%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1.59%)과 비교해 다섯 배 가까이 빠른 속도다. 같은 기간 경기도 전셋값 상승률은 0.58%에서 5.17%로 아홉 배 가까이로 높아졌다.

임대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서울 외곽 지역일수록 상승세가 가팔랐다. 올해 서울에서 전셋값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성북구다. 올해 1~8월 누적 12.57% 올랐다. 노원구(11.76%)와 성동구(9.9%)가 그 뒤를 이었다. 도봉구(9.68%)와 강북구(9.59%)도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반면 강남구(2.59%)와 서초구(4.8%)는 서울 평균보다 전셋값 상승률이 낮았다.

입주 물량이 감소하는 가운데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등 실거주 강화 정책이 더해지면서 전세 물건이 줄어든 점이 전셋값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7월 서울의 아파트 입주 물량은 1만7603가구로 전년 동기(3만4339가구) 대비 48.7% 감소했다.

경기 지역에선 반도체 벨트의 전셋값 상승이 두드러졌다. 화성 동탄구 전셋값은 올해 들어 지난달 말까지 11.73% 올랐다. 용인 기흥구(10.55%) 하남(9.64%) 수원 영통구(9.34%) 등도 상승률이 서울 평균(7.61%)을 웃돌았다.

매물은 줄었는데 임대 수요가 몰리면서 전셋값 신고가 기록을 갈아치우는 사례도 잇따랐다. 서울 성북구 장위동 ‘꿈의숲아이파크’ 전용면적 84㎡는 지난 7월 보증금 8억9000만원에 세입자를 들이며 최고 전셋값 기록을 세웠다. 화성 동탄구 ‘동탄역시범우남퍼스트빌’ 전용 84㎡도 지난달 7억5000만원에 전세 계약을 맺으며 가장 높은 보증금 기록을 썼다.

유오상/정의진 기자 osy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