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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중공업 임단협, 노조 파업에 발목…"업계 웃도는 보상에도 교섭 공회전"
세 차례 제시에도 간극 여전
파업 반복에 협상 제자리
잠정합의안 투표도 못 간 교섭
"장기화 땐 노사 모두 부담"
HD현대중공업 야드 전경
HD현대중공업의 올해 임금·단체협약 교섭이 노조의 잇단 파업과 추가 제시 요구 속에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회사는 세 차례에 걸쳐 임금과 일시금 등 보상 수준을 높여 제시했지만, 거듭되는 노조의 반려에 실질적인 협상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노사는 지난 6월 2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교섭을 이어왔다.
회사는 9월 1일 열린 18차 교섭에서 기본급 월 10만5000원 인상과 격려금 200%+1000만원, 성과급 지급 등을 담은 첫 제시안을 내놨다.
노조 요구안인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국내 주요 제조업체와 비교하면 상당한 수준의 인상폭이라는게 회사측 설명이다.
노조는 첫 제시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이튿날부터 단계별 부분파업에 들어갔다.
3일 예정됐던 19차 본교섭도 노조가 추가 제시안을 요구하며 불참하면서 열리지 못했다. 이후 회사가 보상 수준을 한 차례 더 높였지만 노조는 2차 제시안 역시 수용하지 않았다.
회사는 이틀 뒤인 10일 열린 20차 교섭에서 기본급 11만원과 일시금 1,050만원+200%로 모두 상향한 세 번째 제시안을 내놨지만, 이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좀처럼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자 노사는 이날부터 매일 교섭을 진행하는 ‘집중교섭’에 나서기로 했다.
다만 노조가 파업을 병행하면서 교섭과 쟁의행위가 동시에 이어지는 상황이다.
◇동종업계보다 높은 보상 수준...교섭 장기화 피하자 '현장 여론 비등'
파업에 따른 현장 혼란이 지속될 경우 양측이 절충안을 놓고 충분히 논의할 시간도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회사 안팎에서는 추가 제시 요구와 파업이 반복될 경우 교섭 장기화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올해 주요 제조업체와 동종업계의 교섭 수준을 보면 HD현대중공업의 제시안은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자동차 노사는 올해 기본급 10만원 인상에 합의했다. HD현대중공업의 3차 제시안은 기본급 인상액만 놓고 보면 이보다 1만원 높은 수준이다.
동종업계인 한화오션과 비교하면 보상 규모의 차이는 더 두드러진다.
한화오션은 올해 첫 제시안으로 기본급 11만8232원(호봉승급분 포함) 인상과 일시금 550만원, 복지포인트 50만원 등을 제시했다.
반면 HD현대중공업은 격려금 200%와 일시금 1,050만원 등을 제시했다.
회사가 산정한 연간 총 보상 효과는 3차 제시안 기준 약 3,968만원으로, 한화오션보다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특히 올해 교섭에는 구(舊) HD현대미포와의 단체협약 통합을 위한 30여 개 항목의 제도 개선안이 포함됐다.
이처럼 업계를 웃도는 수준의 보상안이 제시됐음에도 노조는 추가 인상과 성과배분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특히 N% 영업이익과 연계한 성과금 기준을 둘러싼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전체 교섭까지 영향을 받고 있다는 평가다.
회사 측은 최근 고선가 선박의 매출 반영과 수익성 개선에 따른 성과를 보상에 반영하되, 조선업 특유의 업황 변동성과 미래 투자 여력, 중국 조선업체와의 경쟁 상황 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의 호황을 전제로 고정적인 보상 기준을 크게 높일 경우 향후 업황이 악화됐을 때 경영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노조는 앞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재적 조합원 대비 66.19%의 찬성으로 파업권을 확보했다. 다만 회사가 내놓은 제시안의 수용 여부를 조합원들이 직접 판단하는 잠정합의안 찬반투표 단계까지는 아직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잠정합의안 마련해 조합원 판단 받아봐야 여론 높아
현장 일각에서는 회사 제시안이 업계 최고 수준까지 올라온 만큼 추가 파업에 앞서 교섭을 통해 잠정합의안을 마련하고 조합원들의 판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파업 여부에 대한 조합원 의사를 확인한 것과 별개로 최종 보상 수준에 대한 판단 역시 조합원들에게 맡겨야 한다는 취지다.
교섭 장기화에 따른 부담은 생산 현장으로도 번질 수 있다. 조선업은 선박별 공정이 촘촘하게 연계돼 있어 파업이 반복될 경우 생산 일정뿐 아니라 협력업체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현장의 기여와 기대를 고려해 임금과 보상 수준을 지속적으로 높여왔다”며 “파업보다 교섭을 통해 실질적인 접점을 찾는 것이 조합원과 회사 모두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
파업 반복에 협상 제자리
잠정합의안 투표도 못 간 교섭
"장기화 땐 노사 모두 부담"
HD현대중공업의 올해 임금·단체협약 교섭이 노조의 잇단 파업과 추가 제시 요구 속에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회사는 세 차례에 걸쳐 임금과 일시금 등 보상 수준을 높여 제시했지만, 거듭되는 노조의 반려에 실질적인 협상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노사는 지난 6월 2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교섭을 이어왔다.
회사는 9월 1일 열린 18차 교섭에서 기본급 월 10만5000원 인상과 격려금 200%+1000만원, 성과급 지급 등을 담은 첫 제시안을 내놨다.
노조 요구안인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국내 주요 제조업체와 비교하면 상당한 수준의 인상폭이라는게 회사측 설명이다.
노조는 첫 제시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이튿날부터 단계별 부분파업에 들어갔다.
3일 예정됐던 19차 본교섭도 노조가 추가 제시안을 요구하며 불참하면서 열리지 못했다. 이후 회사가 보상 수준을 한 차례 더 높였지만 노조는 2차 제시안 역시 수용하지 않았다.
회사는 이틀 뒤인 10일 열린 20차 교섭에서 기본급 11만원과 일시금 1,050만원+200%로 모두 상향한 세 번째 제시안을 내놨지만, 이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좀처럼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자 노사는 이날부터 매일 교섭을 진행하는 ‘집중교섭’에 나서기로 했다.
다만 노조가 파업을 병행하면서 교섭과 쟁의행위가 동시에 이어지는 상황이다.
◇동종업계보다 높은 보상 수준...교섭 장기화 피하자 '현장 여론 비등'
파업에 따른 현장 혼란이 지속될 경우 양측이 절충안을 놓고 충분히 논의할 시간도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회사 안팎에서는 추가 제시 요구와 파업이 반복될 경우 교섭 장기화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올해 주요 제조업체와 동종업계의 교섭 수준을 보면 HD현대중공업의 제시안은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자동차 노사는 올해 기본급 10만원 인상에 합의했다. HD현대중공업의 3차 제시안은 기본급 인상액만 놓고 보면 이보다 1만원 높은 수준이다.
동종업계인 한화오션과 비교하면 보상 규모의 차이는 더 두드러진다.
한화오션은 올해 첫 제시안으로 기본급 11만8232원(호봉승급분 포함) 인상과 일시금 550만원, 복지포인트 50만원 등을 제시했다.
반면 HD현대중공업은 격려금 200%와 일시금 1,050만원 등을 제시했다.
회사가 산정한 연간 총 보상 효과는 3차 제시안 기준 약 3,968만원으로, 한화오션보다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특히 올해 교섭에는 구(舊) HD현대미포와의 단체협약 통합을 위한 30여 개 항목의 제도 개선안이 포함됐다.
이처럼 업계를 웃도는 수준의 보상안이 제시됐음에도 노조는 추가 인상과 성과배분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특히 N% 영업이익과 연계한 성과금 기준을 둘러싼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전체 교섭까지 영향을 받고 있다는 평가다.
회사 측은 최근 고선가 선박의 매출 반영과 수익성 개선에 따른 성과를 보상에 반영하되, 조선업 특유의 업황 변동성과 미래 투자 여력, 중국 조선업체와의 경쟁 상황 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의 호황을 전제로 고정적인 보상 기준을 크게 높일 경우 향후 업황이 악화됐을 때 경영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노조는 앞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재적 조합원 대비 66.19%의 찬성으로 파업권을 확보했다. 다만 회사가 내놓은 제시안의 수용 여부를 조합원들이 직접 판단하는 잠정합의안 찬반투표 단계까지는 아직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잠정합의안 마련해 조합원 판단 받아봐야 여론 높아
현장 일각에서는 회사 제시안이 업계 최고 수준까지 올라온 만큼 추가 파업에 앞서 교섭을 통해 잠정합의안을 마련하고 조합원들의 판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파업 여부에 대한 조합원 의사를 확인한 것과 별개로 최종 보상 수준에 대한 판단 역시 조합원들에게 맡겨야 한다는 취지다.
교섭 장기화에 따른 부담은 생산 현장으로도 번질 수 있다. 조선업은 선박별 공정이 촘촘하게 연계돼 있어 파업이 반복될 경우 생산 일정뿐 아니라 협력업체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현장의 기여와 기대를 고려해 임금과 보상 수준을 지속적으로 높여왔다”며 “파업보다 교섭을 통해 실질적인 접점을 찾는 것이 조합원과 회사 모두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