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하이브미디어코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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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석에서 귀티 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기는 하는데요.(웃음) 그런데 저는 인생 자체를 늘 내려놓고 살거든요."

배우 이민호가 특유의 이미지를 내려놓고 1970년대 시대의 소용돌이 한복판에 선 신입 기자로 돌아왔다.

11일 서울 종로구 모처에서 만난 배우 이민호가 영화 '암살자(들)' 개봉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캐릭터 준비 과정과 연기에 임한 진솔한 속내를 털어놓았다.

영화 '암살자(들)'은 1974년 8월 15일 영부인 저격 사건의 의혹과 배후를 추적하는 고밀도 미스터리 추적극이다. 이민호는 극 중 사건의 이면을 응시하며 현장을 누비는 동성일보 신입 기자 한영일 역을 맡아 유해진, 박해일 등 베테랑 배우들과 호흡을 맞췄다.

이날 이민호는 캐스팅 당시 '시대극에 다소 튀지 않겠냐'는 일각의 시선에 대해 "저를 경험해 보지 않은 분들은 상상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현장에서도 이 유해진, 박해일 두 선배들 사이에서 튀지 않고 그 시대 인물로 잘 묻힐 수 있을까가 가장 큰 숙제였고, 가장 중점적으로 염두에 두며 연기한 지점"이라고 강조했다.

박해일은 이민호에 대해 "다 내려놓고 연기하더라"라고 칭찬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애써 더 노력한다기보다 있는 모습 그대로 편하게 있었는데, 그 모습이 모르는 분들이 봤을 땐 '내려놓아 보인다'라고 하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영화 '암살자(들)' 스틸컷 /사진=하이브미디어코프
영화 '암살자(들)' 스틸컷 /사진=하이브미디어코프
영화 속 기자를 연기하며 느낀 개인적인 소회도 밝혔다. 이민호는 "왜곡되지 않게 정보를 전달하는 것부터가 시작이라고 생각했다"며 "사회에서 나의 의도와 상관없이 내용이 왜곡되기도 하지 않나. 그런 것에 대한 피로감도 있었고, 좀 더 있는 그대로의 소통에 목말라 있던 개인적인 지점이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국가가 들썩이는 큰 사건 속에서 주목받지 못하는 피해자에 대한 시선 등 인간적인 부분을 추구했던 인물"이라고 캐릭터를 설명했다.

재벌가 막내아들이면서 기자라는 비현실적인 설정에 대해서 이민호는 "사석에서 귀티 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기는 하는데, 어떤 자리에 있든 특출나게 눈에 띄려고 하거나 혹은 안 띄려고 하지 않는 나름의 바이브가 있다"고 귀띔했다.

이어 "그런 모습이 오히려 극 중에서 과한 설정이나 상황을 담백하게 풀어내게 해준 것 같다. 대본만 봤을 땐 과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자신의 백그라운드를 활용할 줄 아는 인물로 풀어내야 설득력이 있겠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박해일이 "젊은 시절 신성일이 생각난다"고 칭찬한 점에 대해서는 "이것도 저만 아는 이야기인데, 얼굴 붓기가 왔다 갔다 해서 연결이 튀는 지점이 있다"며 "드라마 할 때처럼 바짝 빼면 그것도 너무 멋을 부린 게 아닌가 오해받을 수 있어 고민했다. 몸을 덜 쓰고 덜 힘들면 부어 있고, 뛰는 신을 찍고 나면 빠져 있더라. 이번엔 외적인 부분은 신경을 아예 안 쓰고 임했다"고 미소를 지었다.

마지막으로 이민호는 배우로서의 지향점에 대해 "살다 보면 매년 생각이 달라지고 인생의 관점도 변하지만, 늘 진정성 있고 진실된 사람이 되자는 가치관은 변하지 않는다"며 "이 작품이 가진 키워드와도 잘 부합한다고 생각했고, 그 진정성을 중점적으로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유해진, 박해일, 이민호가 출연하고 허진호 감독이 연출한 영화 '암살자(들)'은 오는 9월 23일 개봉한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