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조합원들이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금융노동자 총파업 집회에서 국책은행 지방이전 저지와 주 4.5일제 도입을 촉구하며 손피켓을 들고 있다. 문경덕 기자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조합원들이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금융노동자 총파업 집회에서 국책은행 지방이전 저지와 주 4.5일제 도입을 촉구하며 손피켓을 들고 있다. 문경덕 기자
노사갈등, 노노갈등에 노정갈등까지. 노동을 둘러싼 갈등은 끊임없이 변주되고 반복되고 있다. 노동갈등은 왜 끝나지 않으며 무엇부터 해결해야 할까.

김덕호 성균관대 산학교수는 신간 <노동갈등, 아틀라스는 억울하다>에서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노동시장 구조에 대한 분석에서 출발한다. 그는 하청과 비정규직, 플랫폼과 특수고용 근로자들을 그리스 신화의 아틀라스에 빗댄다. 아틀라스는 신들과의 전쟁에서 패한 대가로 하늘을 떠받치는 존재다.

저자는 이들이 노동시장을 움직이는 일을 하면서도 보호는 덜 받고 위험은 더 많이 떠안는다고 말한다. 자신들이 만들지 않은 규칙의 결과를 감당한다는 점에서 신화 속에서 벌을 받는 아틀라스보다 억울하다는 시각이다.

책은 이같은 노동시장의 구조 때문에 갈등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저자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가르는 노동시장의 경계뿐만 아니라 임금과 노동시장을 결정하는 제도, 위험과 비용이 배분되는 방식 등을 들여다본다.
노동갈등은 왜 구조적으로 끊기지 않는가, 신간 <… 아틀라스는 억울하다>
저자는 갈등 해법을 찾기 위해 노동시장에서 '공정'이라는 말의 의미도 짚는다. 공정이라는 키워드에 모두가 동의할 것 같지만 현실은 다르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가령 정년연장은 고령자에게 삶의 기반을 지키는 길이지만, 청년에게는 취업 가능성이 줄어들 수 있는 심각한 문제로 다가온다.

저자는 책에서 어느 한편의 손을 들어주지도 않고, 갈등을 완벽하게 없앨 수는 없다고 말한다. 대신 갈등의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갈등이 훨씬 큰 비용으로 돌아오기 전에, 제대로 드러나고 조정될 수 있는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