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1년 연봉 =중소기업 20년 소득"…'K양극화' 해법 있나
국내 노동시장의 양극화가 자산과 소득을 넘어 임금 격차로까지 확산되는 가운데, 기업 규모와 고용 형태에 따른 '임금 초격차'를 완화하기 위한 제도 개편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특히 단순한 임금 인상보다 노동시장 이동성을 높이고 직무 중심 임금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2일 김위상 국민의힘 의원은 국회의원회관에서 'K-양극화 시대, 자산·소득 쏠림의 고착화와 제도적 대응 방안' 토론회를 개최했다.

발제를 맡은 박철성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최근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대규모 성과급 지급을 임금 초격차 논의의 배경으로 짚었다. SK하이닉스는 영업이익의 10%를 상한 없이 성과급(PS) 재원으로 배분해 2025년 실적 기준 기본급의 약 3000%를, 2026년 실적 기준으로는 1인당 평균 6억원 이상을 지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 역시 2026년 5월 사업성과의 10.5%를 재원으로 한 특별경영성과급 지급에 합의했으며, 영업이익 200조원 이상을 달성할 경우 연봉 1억원인 직원이 자사주 포함 최대 6억원 수준의 성과급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시됐다.

박 교수가 제시한 연봉 비교 자료에 따르면 중소기업 평균 연봉을 100으로 놓았을 때 대기업은 200, 매출액 100대 기업은 308, 성과급 전망치를 포함한 삼성전자는 1973에 달해, 중소기업 대비 최대 20배에 이르는 격차가 나타났다. 실제 2024년 기준 대기업 평균 연봉은 7400만원, 중소기업은 3700만원으로 2배 차이를 보였고, 매출액 100대 기업 평균 연봉은 1억1400만원으로 집계됐다.

박 교수는 임금 초격차 자체가 높은 성과에 대한 공정한 보상이라면 문제가 아니지만, 실제로는 초우량기업·대기업 진입 기회가 제한된 이중구조 속에서 '어디에 소속돼 있는지'가 성과와 능력보다 보상을 좌우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구조에서는 임금 격차가 생산성에 대한 보상이 아니라 '지대(rent)'에 의해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구체적 수치도 제시됐다. 2024년 8월 기준 300인 이상 사업체 정규직의 중위 시간당임금을 100으로 볼 때, 300인 미만 사업체 정규직은 71, 300인 이상 비정규직은 64, 300인 미만 비정규직은 49에 그쳤다.

기업 규모 간 이동성도 낮았다. 중소기업에서 다른 직장으로 이직한 근로자 중 대기업으로 옮긴 비율은 11.8%에 그친 반면, 대기업 이직자 중 다시 대기업으로 옮긴 비율은 37.0%에 달해 '한번 중소기업이면 계속 중소기업'인 경향이 확인됐다.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비율 역시 2010년대 초 10%에서 최근 5% 이하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2016~2024년 누적으로도 중소기업 일자리는 253만개 늘어난 반면 대기업 일자리는 21만개 느는 데 그쳤고, 2022년 기준 우리나라 임금근로자 중 한시적 근로자 비중은 27.3%로 OECD 국가 중 네덜란드에 이어 2위(OECD 평균 11.3%)를 기록했다.

박 교수는 이 같은 격차 고착화가 청년층의 대기업 쏠림 취업 욕구를 강화해 중소기업 구인난과 청년 구직난을 동시에 심화시키는 사회적 비용으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2025년 사회조사에서는 소득 계층이 낮을수록 본인 세대·자녀 세대의 사회경제적 지위 상승 가능성을 비관적으로 보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박 교수는 이러한 구조가 기업 간 생산성 격차 확대와 사회 이동성 저하, 계층 갈등 심화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는 △원·하청 상생을 위한 안전망 구축 △직무 중심 임금체계 확산 △중소기업 근로자의 숙련 형성과 경력 이동 지원 △개방형 노동시장 구축 △기업 참여를 유도하는 인센티브 제도 등을 제안했다. 특히 "어디서 일하느냐보다 어떤 일을 하느냐에 따라 임금이 결정되는 직무 중심 임금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위상 의원은 "자산과 소득을 넘어 임금 양극화까지 심화하면서 노동시장 이중구조가 극대화되고 있다"며 "과도한 초격차 임금은 노노갈등과 사회 통합 저해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실효성 있는 제도적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