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전 서울 중구 광화문 kt west 사옥에서 모델들이 삼성전자의 갤럭시 Z 폴드8, 폴드8 울트라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뉴스1
23일 오전 서울 중구 광화문 kt west 사옥에서 모델들이 삼성전자의 갤럭시 Z 폴드8, 폴드8 울트라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뉴스1
삼성전자가 주도해온 글로벌 폴더블폰 시장에 애플이 뛰어들면서 경쟁 구도가 빠르게 바뀔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애플은 첫 제품을 내놓는 올해부터 점유율 25%로 단숨에 2위에 오르고, 내년에는 출하량을 두 배 이상 늘려 점유율 40%까지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됐다. 전체 폴더블폰 시장도 올해 누적 출하 1억대를 넘어선 뒤 내년 연간 출하량이 37% 늘어날 것으로 관측됐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7일 공개한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 전망에 따르면 글로벌 폴더블폰 누적 출하량은 올해 말 1억대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9년 첫 제품이 상용화된 이후 8년 만이다. 애플의 신규 진입에 삼성전자와 화웨이의 북타입 제품 수요까지 더해지면서 시장 확대 속도도 한층 빨라질 것으로 분석됐다.

현재 폴더블폰이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2%에 그친다. 카운터포인트는 아직 시장 규모 자체가 작은 만큼 제조사들의 참여가 늘수록 성장 여지가 크다고 봤다. 지금과 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첫 누적 1억대까지 8년이 걸렸던 것과 달리, 다음 1억대를 추가하는 데는 3년도 채 걸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애플 첫해부터 2위…삼성·화웨이 사이 파고든다

사진=카운터포인트리서치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 전망
사진=카운터포인트리서치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 전망
시장 판도를 흔들 변수로는 애플의 첫 폴더블 아이폰이 꼽힌다. 카운터포인트는 애플이 올해 최대 600만대의 폴더블 아이폰을 출하해 글로벌 시장의 25%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가 38%로 1위를 유지하지만 애플은 첫해부터 화웨이의 예상 점유율 22%를 넘어 2위에 오를 것이란 관측이다.

애플은 오는 9일(현지시간) 첫 폴더블 아이폰을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애플은 수년간 개발해온 폴더블 제품을 아이폰18 프로·프로맥스와 함께 선보일 가능성이 있다. 매년 가을 기본형과 프로 제품을 동시에 내놓던 기존 출시 방식에서 벗어나 올해는 고가 제품을 먼저 앞세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첫 폴더블 아이폰은 삼성전자 갤럭시Z폴드8과 같은 북타입 형태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접었을 때 약 5.5인치, 펼쳤을 때 약 7.8인치 화면을 갖추고 후면에는 4800만 화소급 듀얼 카메라를 탑재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품을 얇게 만드는 과정에서 페이스ID 대신 측면 전원 버튼에 지문인식 기능을 넣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가격 역시 기존 아이폰과 차이가 클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첫 폴더블 아이폰의 가격을 2000~2500달러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 출시 가격이 이 범위에서 결정되면 아이폰 가운데 처음으로 2000달러 선을 넘어선다. 일반 바형 스마트폰보다 가격이 크게 높은 만큼 초반 수요가 프리미엄 고객층에 집중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첫해 판매량은 소비자 수요보다는 생산 능력에 더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카운터포인트는 봤다. 초기 생산 물량이 충분하지 않아 올해 출하량 전망치 상단도 600만대 수준으로 제한되고, 생산 규모가 확대되는 데 맞춰 판매 지역 역시 순차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리즈 리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어소시에이트 디렉터는 "애플의 첫 폴더블 아이폰은 초기 생산 램프업 단계에서 공급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고, 이 때문에 2026년 출하량 전망치 상단도 600만 대에 머문다"며 "그럼에도 애플은 짧은 판매 기간 안에 글로벌 폴더블 시장의 25%를 차지하며 곧바로 2위에 오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시장 내년 37% 성장…애플 점유율 40%까지 ↑"

애플 첫 폴더블 예상안. / 사진=폰아레나 홈페이지 갈무리
애플 첫 폴더블 예상안. / 사진=폰아레나 홈페이지 갈무리
애플의 영향력은 내년부터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는 출시 이후 몇 달간의 판매량만 반영되지만 내년에는 연간 판매 실적이 온전히 잡히면서 출하량이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카운터포인트는 이에 따라 애플의 글로벌 폴더블폰 점유율이 2027년 40% 수준까지 올라갈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 전체 출하량도 내년에는 올해보다 37% 늘어날 전망이다. 애플의 판매 확대에 삼성전자 갤럭시Z폴드8과 화웨이 Pura X Max의 수요가 더해지면서 북타입 제품이 성장을 이끌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전자와 화웨이가 구축해온 시장에 애플이 본격적으로 자리 잡으면서 프리미엄 스마트폰 제조사 간 경쟁도 이전보다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타룬 파닥 카운터포인트리서치 리서치 디렉터는 "애플의 진출로 프리미엄 시장 경쟁이 확실히 치열해질 것"이라며 "다만 폴더블은 여전히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아 현재 규모를 크게 웃도는 성장 여지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삼성은 계속 혁신을 주도하고, 화웨이는 중국에서 강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더 많은 제조사가 새로운 디자인과 폼팩터를 준비하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이러한 참여 확대가 향후 몇 년간 시장 성장을 도울 것"이라고 부연했다.

후발 업체들의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샤오미는 샤오미 18 폴드 출시를 준비하고 있고 모토로라·아너·구글·비보·오포 역시 와이드 포맷을 포함한 새 폴더블 제품을 개발 중이라고 카운터포인트는 설명했다. 삼성전자와 화웨이에 애플까지 가세하면서 제조사별 제품 형태와 사용 경험을 둘러싼 경쟁 범위도 넓어질 가능성이 있다.

애플은 폴더블 진입과 동시에 기존 아이폰 출시 일정에도 변화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는 아이폰18 프로와 프로맥스 등 고가 제품을 먼저 내놓고 기본형 아이폰18과 아이폰 에어2는 내년 상반기로 미루는 방안이 거론된다. 폴더블을 비롯한 프리미엄 제품에 초기 관심과 생산 역량을 집중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폴더블 시장에서 진짜 차별화 요소는 사용자 경험이 될 전망"이라며 "이는 생산성과 콘텐츠 소비로 나뉘는 더 큰 소비자층을 겨냥한 새로운 사용 사례 등장과 카테고리 확장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가격이 일반 바(bar)형 스마트폰의 3배 수준으로 여전히 높아, 대중화까지는 아직 몇 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