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6 프리즈 서울에 참가한 갤러리 Lisson. /Image by WeCap Studio (1) Courtesy of Frieze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6 프리즈 서울에 참가한 갤러리 Lisson. /Image by WeCap Studio (1) Courtesy of Frieze
서울에서 다섯 번째 호흡을 맞춘 한국국제아트페어(Kiaf)와 프리즈 서울(Frieze Seoul)이 총 15만 명의 관람객을 모으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이번 행사에서 최고가에 거래된 작품은 프리즈에 출품된 유영국 작가의 ‘Work’로, 약 22억~25억 원(160만~180만 달러)에 판매됐다.

지난 5일 폐막한 프리즈 서울은 역대 가장 다양한 국가의 관람객이 찾은 것으로 집계됐다. 나흘간 54개 국가 및 지역에서 7만 명의 관람객이 방문했으며, 25개 국가 및 지역의 178개 미술관 등 주요 기관 관계자가 참석해 역대 최대 기관 참여 규모를 기록했다.

프리즈보다 전시 기간이 하루 더 길었던 키아프에는 약 8만 명의 관람객이 방문했다. 전체 관람객 수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개막 첫날과 둘째 날 방문객은 전년 대비 5~10% 증가했다. 키아프 단독으로 운영된 일요일에도 8,000명에 가까운 인원이 전시장으로 몰렸다.
올해 키아프리즈에서 최고가에 거래된 유영국 작가의 1971년작 'Work'. /사진: Sebastiano Pellion di Persano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올해 키아프리즈에서 최고가에 거래된 유영국 작가의 1971년작 'Work'. /사진: Sebastiano Pellion di Persano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올해 행사 최고 판매가는 프리즈 서울에서 나왔다. 국제갤러리가 출품한 유영국의 1971년 작 회화 ‘Work’가 그 주인공이다. 해당 작품은 전시 둘째 날 북미 미술관 이사회 멤버에게 판매됐다. 국제갤러리 관계자는 “구매자는 개막 첫날 VIP 데이에 작품을 유심히 살펴본 뒤 고민을 거쳐 둘째 날 최종 구매를 확정했다”고 전했다.

프리즈 서울이 그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 작가의 작품이 최고 거래가를 기록한 것은 행사 개막 이래 5년 만에 처음이다. 그간 최고가 거래 타이틀은 게르하르트 리히터(2022년)를 시작으로 쿠사마 야요이, 니콜라스 파티, 마크 브래드포드 등 해외 거장들의 몫이었다. 다만 지난해 마크 브래드포드의 ‘좋아, 그러면 사과하지(Okay, then I apologize)’가 약 61억 원(450만 달러)에 판매된 것과 비교하면 올해 최고 판매 금액 자체는 낮아졌다.
2026 프리즈 서울 전경. /Image by WeCap Studio, Courtesy of Frieze
2026 프리즈 서울 전경. /Image by WeCap Studio, Courtesy of Frieze
이 밖에도 전시장 곳곳에서 한국 작가들의 활약이 이어졌다. 프리즈에 참가한 조현화랑은 브론즈와 숯을 재료로 한 이배의 신작을 5000만~1억8700만 원(4만~14만 달러) 선에 판매했다. 갤러리현대는 ‘물방울 작가’ 김창열의 작품 5점과 돌을 매개로 활용하는 이승택의 작품 3점을 판매했다. 최고 판매가는 각각 14억7500만 원(110만 달러), 9억3900만 원(70만 달러)으로, 갤러리현대의 총 판매액은 30억 원을 넘어섰다.

키아프에서도 거래가 활발히 이뤄졌다. 표갤러리는 김창열·하종현·김강용·위이 등의 작품 총 6점을 약 5억 원에 판매했으며, 가나아트가 출품한 조각가 박은선의 작품 6점도 총 5억 원이 넘는 금액에 새 주인을 찾았다. 갤러리밈은 권인경의 ‘너의 방에 숲이 무성할 때 1’, ‘개인의 방-숨겨둔 이야기’, 정정엽의 ‘싹싹싹4’ 등을 포함해 총 1억465만 원의 판매고를 올렸다.

다양한 기업 참여와 이색 기획도 눈길을 끌었다. 신세계는 프리즈 서울에서 프랑스 작가 폴 콕스의 작품을 소개하는 부스와 함께 서울 정식 개관을 앞둔 럭셔리 호텔 ‘아만’ 부스를 운영했다. 터키항공은 카자흐스탄 아티스트 귈누르 무카자노바의 작품을 선보였으며, 취항지 작가들을 소개하는 이 부스 프로젝트를 향후 프리즈 런던에서도 이어갈 예정이다.

KB국민은행은 키아프 전시장 내 특별 부스를 조성해 김택상 작가의 대형 설치작 ‘별빛이 성운이 될 때’(가로 11m, 세로 2.4m)와 조각 ‘Thing 26-2’를 어두운 공간에서 몰입감 있게 감상할 수 있도록 연출했다. 올해 키아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선임된 정구호는 관람객을 전시장 안쪽 그랜드볼룸까지 유도하기 위해 성인 전용 입장으로 운영되는 오형근 작가의 사진전 ‘Ambivalent: 초상과 추상’을 기획하는 등 새로운 시도로 주목받기도 했다.

강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