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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칼럼] 음료에 설탕부담금?
단맛은 맛보기가 쉽지 않았다. 꿀이나 찹쌀, 보리로 소량의 감미료를 만드는 데 그쳤을 뿐이다. 인류사 대부분 기간에 머리가 쨍한 단맛을 내는 설탕은 고가 사치품이었다. 중국과 인도, 페르시아와 유럽 각국의 군주가 부와 권력을 과시하는 용도로 설탕을 사용했다.
사탕수수에서 ‘C12H22O11’이라는 복잡한 분자식을 지닌 설탕을 추출하는 것은 인내심과 고된 노동을 동시에 요하는 일이다. 대형 압착기와 보일러, 원심분리기가 등장하기 전까지 뙤약볕 아래서 사탕수수를 벌목하고, 압착하고, 끓이는 모든 작업은 사람 손을 거쳤다. 제국주의 시절 아메리카 대륙에 있는 사탕수수 플랜테이션으로 850만 명의 아프리카인이 노예로 끌려왔다.
산업혁명기 설탕은 노동자를 위한 값싼 열량 공급원이었다. 19세기 말 노동자 칼로리 섭취의 14%를 잼 등에 들어간 설탕이 담당했다. 오늘날에도 북미에서 1인당 연간 설탕 소비량이 60㎏에 달할 정도로 당류 인기가 높다. 과도한 설탕 섭취는 비만과 성인병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2030년이 되면 세계 인구의 7.7%가 제2형 당뇨병에 걸릴 것이란 전망도 있다.
첨가당뿐 아니라 대체당 음료에도 건강증진부담금을 부과하는 ‘설탕세’ 법안이 발의된다는 소식이다.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에 계류 중인 기존 가당음료 규제 법안보다 규제 범위를 넓힌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하기로 했다. 법안은 감미음료 제조·가공·수입업자에게 부담금을 매길 뿐 아니라 인공감미료와 같은 대체당이 들어간 음료에도 부담금을 부과하는 근거를 마련했다. 이처럼 강력해진 설탕세는 어떤 결과를 맺을까. 비만을 예방하는 달콤한 결말일까. 아니면 음료업계의 발목만 잡는 끈적끈적한 족쇄로 남을까.
김동욱 논설위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