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숙 국무총리가 어제 기자회견을 열고 대대적인 공공기관 기능 개혁 및 2차 지방 이전 방안을 발표했다. 공공기관 기능 개혁의 핵심은 전체 공공기관의 20%에 달하는 109곳의 통폐합 및 감축에 방점이 찍혔다. 한국전력 산하 5개 발전자회사를 ‘한국발전’(가칭)으로 통합하는 게 대표적이다. 석유공사 및 가스공사, 지역별 4개 항만공사,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에스알(SR)도 통폐합된다.

통폐합으로만 내달리지 않은 대목에선 고민의 흔적도 엿보인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는 택지개발·주택건설을 담당하는 주택도시개발공사(가칭)와 주거복지·토지비축을 담당하는 주택도시자산공사(가칭)로 쪼개진다.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 통합은 보류됐다.

비대한 공공기관의 유사·중복 기능을 일원화하고 자회사 등을 통합해 규모의 경제를 모색하려는 의지가 반갑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대폭 개편에 대한 우려도 있다. 대통령이 유사·중복 기능 공공기관의 통폐합을 강조한 지 불과 몇 달 만에 예상을 뛰어넘는 큰 폭의 개편안이 나왔기 때문이다.

정부는 ‘수도권 잔류 최소화’를 원칙으로 하는 공공기관의 대대적 이전도 공식화했다. 150개 공공기관이 이전한 1차 때보다 규모가 더 클 전망이다. 수도권에 있는 350여 개 공공기관 중 반드시 남아야 할 기관이 아니라면 원칙적으로 이전 대상이라는 게 정부 설명이다. 연내 구체적인 이전 계획을 확정하고 내년부터 이전에 착수한다는 게 정부 구상이다.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할 것이라던 1차 공공기관 이전 효과는 기대에 한참 못 미쳤다. 수도권에서 지방 혁신도시로의 인구 유입은 2017년 이후 소멸됐고, 2025년부터는 같은 권역 내에서 혁신도시로의 인구이동도 순유출로 전환됐다. 정부는 ‘유사기능 집중’으로 2차 이전의 효율을 높이겠다는 해법을 내놨다. 집중은 옳은 방향이지만, 잘못된 집중으로 더 큰 실패를 불러올 위험에 대해서도 철저한 점검이 선행돼야 한다.

중앙행정기관의 세종 이전도 마찬가지다. 2012~2021년 43개 기관 이전 뒤 행정의 질이 높아졌다는 평가는 없다. 사회적 논의가 부족하다는 점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