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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두 마리 토끼' 다 놓친 기초연금 개편
표심에 밀려 지원대상 축소 무산
피해는 청년과 저소득 고령자 몫
남정민 경제부 기자
피해는 청년과 저소득 고령자 몫
남정민 경제부 기자
지난 1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기초연금 개편안에 대한 정부 안팎의 평가다. 이번 개편안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쳤다는 것이다. 첫째, 상대적으로 소득이 높은 65세 이상 고령자에게 매달 수십만원을 지급하는 데 따른 세금 지출을 줄이지 못했다. 둘째, 그러다 보니 재정 부담이 커졌고 상대적으로 소득이 낮은 고령자에게 돌아가는 추가 연금액은 월 3만원에 그쳐버렸다. 결국 지출 효율화도, 저소득 노인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 강화도 잡지 못한 ‘어정쩡한’ 개편안이 됐다.
연초부터 추진된 기초연금 개편의 핵심은 ‘수급 기준 변경’이었다. 제도가 처음 도입된 2014년부터 12년간 기초연금 수급 기준은 ‘고령자 중 소득 하위 70%’로 묶여 있다. 그사이 베이비붐 세대가 본격적으로 은퇴하면서 고령층의 소득 수준은 높아졌다. 그럼에도 매달 30만원 넘는 돈이 고령자의 70%에 기계적으로 지급됐다.
국민연금과 달리 기초연금은 보험료 납부 없이 전액 ‘세금’으로 나간다. 지출 부담이 늘어날수록 그 몫은 오롯이 미래 세대에 전가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2040년엔 65세 이상 고령자가 1715만 명에 달해 지금 기준대로라면 기초연금을 받는 사람만 1200만 명에 이르게 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하후상박 구조로 기초연금을 개편하라고 지시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이에 정부는 전체 가구 소득을 일렬로 세웠을 때 중간값(중위소득)을 넘는 고소득 고령자는 기초연금 수급자에서 배제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수급 대상을 줄여 아낀 재원으로 상대적으로 소득이 낮은 고령자에게 더 지급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해당 안은 2027년 예산안에서 빠졌다. 청와대 협의 후 보건복지부 장관의 브리핑이 한 시간 전에 돌연 취소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더니 결국 백지화됐다. 일각에선 부동산 세제 개편안 때문에 여론이 악화된 상황에서 고령층 표심까지 잃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치적 이유로 기초연금 개편이 용두사미로 끝나면서 추가 지원이 절실한 저소득 고령자는 조금 더 두텁게 연금을 받을 기회를 잃었다. 청년들은 고소득 노인에게 연금을 지급하기 위해 늘어날 세 부담을 떠안게 됐다.
정부 안팎에선 기초연금 개혁의 불씨가 상당 기간 다시 살아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2028년 총선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개편이 지연되는 사이 미래 세대의 부담은 늘어만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