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30일 6개 부처 장관을 교체하는 2기 개각 인선을 단행했다. 왼쪽부터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 /임형택 기자·뉴스1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30일 6개 부처 장관을 교체하는 2기 개각 인선을 단행했다. 왼쪽부터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 /임형택 기자·뉴스1
지지율 30%대 국면에서 분위기 반전을 노린 이재명 정부의 2기 내각 인선이 ‘용혜인 암초’에 부딪혔다. 최대 파격 카드로 꼽힌 30대 여성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논란이 개각 효과를 집어삼키고 있다.

용 후보자는 31일 “개인의 결정이 당의 진로와 직결될 수밖에 없는 소수정당의 어려움에 대해 고개 숙여 양해를 구한다”며 비례대표 국회의원 겸직 의사를 공식화했다. 입각 시 비례대표직을 사퇴하던 국회의 오랜 관례를 깬 것이다. 용 후보자가 사퇴하면 소속 정당(기본소득당)이 원외로 전락하는 구조 때문이지만, 연간 13억원에 달하는 국고보조금과 인건비 등 의정 인프라를 지키기 위해 특권을 고수한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배우자 당직 활동을 둘러싼 ‘가족정당’ 논란도 불거졌다. 여당은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한 의원은 “청년층에 소구하려던 카드였는데 여론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국정쇄신 카드'로 꺼낸 용혜인…여권서도 반대 목소리 커져
거세지는 '개각 후폭풍' 3대 포인트

이재명 대통령의 ‘2기 내각’ 인선을 둘러싸고 후폭풍이 몰아치고 있다. 국정 지지율이 30%대로 내려앉으며 중폭 개각을 통한 분위기 쇄신에 나섰지만 논란이 더 커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가장 뜨거운 뇌관은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다. 용 후보자가 장관으로 임명된 뒤에도 국회의 오랜 관례를 깨고 비례대표 의원직을 사퇴하지 않겠다고 밝혀 이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새로운 국정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개각을 단행했는데도 자칫 대통령 지지율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원내 1석에 13억원 가치

용 후보자는 21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주도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뒤 제명(형식적 출당)을 거쳐 기본소득당으로 복귀한 인물이다. 22대 총선에서도 범야권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 비례대표로 출마해 당선되며 재선에 성공했다. 민주당이 주도한 위성정당 플랫폼을 통해 배지를 달자 청년층 사이에선 “특권을 누렸다”는 비판이 나왔다.

용 후보자는 31일 입각해도 의원직을 내려놓지 않겠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그가 사퇴하면 의석은 기본소득당이 아니라 당선 당시 위성정당(더불어민주연합) 명부의 다음 순번인 고재순 전 노무현재단 사무총장에게 승계된다.

용 후보자가 사퇴를 완강히 거부하는 실질적 이유는 의원 한 석에 배정된 막대한 재정·인적 지원에 있다. 기본소득당이 용 후보자 존재로 받는 정당 경상보조금과 최대 9명의 보좌진 인건비(연간 약 5억6000만원), 의원회관 사무실과 의정활동 경비 등을 합산하면 연간 13억원에 달한다. 의원직을 내려놓으면 원외정당으로 전락해 당의 인적·재정적 존립 기반이 통째로 흔들린다.

기본소득당은 용 후보자 배우자가 당 전략기획부총장을 지내고 최근 당 최고위원에 출마한 이력까지 도마에 오르며 ‘가족정당’ 꼬리표마저 붙었다. 30대 여성 장관이라는 상징성으로 청년층을 공략하려던 청와대 의도와 달리 청년 여론이 더 부정적으로 바뀌는 분위기라 여당에서도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민주당 초선 의원은 “우리가 적극적으로 옹호해주기보다 용 후보자가 스스로 돌파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野 “李 재판 취소 올인 인사”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도 집중 타깃이다. 야당은 김 후보자가 이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 모임 공동대표를 맡은 인물이라는 점을 문제로 보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국민 반대에도 대통령 재판 취소에 올인하겠다는 선언이자 민심 역주행 개각”이라고 비판했다.

김 후보자의 도덕성 문제도 제기됐다. 김 후보자가 지난달까지 위원장을 지낸 민주당 경기도당의 정치자금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당직자 급여를 부풀려 지급한 뒤 되돌려받는 페이백을 통해 비자금을 운용했다는 의혹과 기초의원 워크숍 참가비로 수천만원대 비자금을 조성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미신고 계좌에 넣어 썼다는 의혹이 언론을 통해 제기됐다. 민주당의 한 초선 의원은 “용 후보자에게 가려 덜 주목받지만 김 후보자 문제가 걱정되는 건 사실”이라고 귀띔했다.

야권에선 청와대 정책 라인을 유임한 건 ‘쇄신 실종’이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반도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도입 논란 등으로 경질론이 일었던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이번 인선에서 잔류하면서다. 김 실장의 ‘장외 수석’으로 불리는 이형일 재정경제부 1차관이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 후보자로 올라서며 정책실의 부처 장악력은 한층 강해질 전망이다. 이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 속에 김 실장 중심으로 대미 투자와 부동산 등 핵심 경제 이슈를 기존 기조대로 흔들림 없이 끌고 가겠다는 의중으로 풀이된다.

최형창/김형규/이시은 기자 ca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