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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만 보고 나오면 손해…명품 플래그십 스토어의 모든 것 [이윤정의 인사이드&비하인드]
명품은 왜 플래그십 스토어를 '집'이라 부를까
브랜드 정체성·유산을 가장 가까이서 체험하는 공간
브랜드 정체성·유산을 가장 가까이서 체험하는 공간
제품을 판매하는 숍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백화점 안에 단독으로 입점한 숍, 유명 거리에 위치한 로드 숍, 커다란 숍 안에 들어있는 숍 인 숍, 그리고 브랜드의 제품은 물론 철학과 역사까지 아우르는 플래그십 스토어가 있다. 청담동의 들어선 메종 에르메스 도산 파크, 까르띠에 메종 청담, 반클리프 아펠 서울 메종, 신세계 더 리저브에 자리한 LV 더 플레이스 서울 등이 대표적이다. 플래그십 스토어는 규모와 콘텐츠 면에서 백화점 내의 숍이나 로드 숍과 비교할 수 없다. 제품을 판매하는 공간은 물론이고 브랜드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공간, VIP가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곳, 레스토랑이나 카페, 혹은 갤러리 등도 갖추고 있다. 이곳에 들른 고객들은 제품 쇼핑을 벗어나 브랜드의 역사와 유산에 감탄하고 브랜드가 제공하는 온전한 서비스를 만끽하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각 브랜드의 플래그십 스토어는 전세계의 엄선된 장소에서만 만나 볼 수 있다.
까르띠에는 브랜드의 역사가 시작된 파리의 뤼 드 라페 매장, 런던 본드 스트리트 매장 그리고 뉴욕의 5번가 매장을 템플이라는 명칭으로 부른다. 템플(temple)은 플래그십 스토어의 명성을 뛰어 넘어 브랜드의 역사와 유산을 아우르는 일종의 ‘성소’ 같은 역할을 하는 곳이다. 2022년에 서울에 오픈한 반클리프 아펠의 서울 메종은 한국의 전통 문화를 메종 곳곳에 배치한 것으로 유명하다. 건물을 감싼 메시 구조 소재의 하나인 녹색 세라믹은 한국의 전통 방식을 준수하며 국내워크숍에서 제작되었다. 총 5개 층의 부티크는 서울을 둘러싼 일곱 개 산의 의미를 담아 구성되었고, 입구와 3층에 자리한 정원은 창립 초기부터 반클리프아펠에게 영감의 원천이 되어온 자연에 경의를 표하여 조성되었다.
이처럼 플래그십 스토어는 브랜드에게 가장 거대한 규모의 매장이자 고향 같은 곳이다. 플래그십 스토어의 매력을 알아가면서 필자는 플래그십 스토어 취재가 더욱 흥미로워졌고, ‘메종’이라는 명칭을 붙이는 이유도 이해하게 되었다. 요즘 리테일 공간의 화두는 ‘제품’이 아니라 ‘콘텐츠’이다. 풍성한 스토리와 유산을 가진 브랜드는 이미 플래그십 스토어를 통해 콘텐츠를 마음껏 펼쳐 놓았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