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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한 아이스크림에 프리미엄을 녹이다
하겐다즈는 어떻게 고급 아이스크림 대명사가 됐나
매투스 부부 1961년 창업
수십 가지 맛 내놓기보다
누구나 아는 맛으로 승부
차별화 지점은 '깊은 풍미'
1966년 딸기 제품 만들 땐
연구개발에만 6년 쏟아부어
최근 초콜릿 레시피 리뉴얼
카카오 특유의 풍부한 맛 살려
매투스 부부 1961년 창업
수십 가지 맛 내놓기보다
누구나 아는 맛으로 승부
차별화 지점은 '깊은 풍미'
1966년 딸기 제품 만들 땐
연구개발에만 6년 쏟아부어
최근 초콜릿 레시피 리뉴얼
카카오 특유의 풍부한 맛 살려
부부는 미국인 귀에 덴마크어처럼 들릴 만한 수많은 단어를 놓고 브레인스토밍을 펼쳤다. 스칸디나비아에서 온 것으로 믿게 하려고 ‘a’ 위에 독일어 변모음 일종인 움라우트(ä)를 씌우고 포장지에 덴마크 지도를 넣었다. 덴마크 문법에 맞지 않는 작명이지만 이 전략은 대성공을 거뒀다. 제품이 나오기 전부터 브랜드 세계관을 먼저 구축해 인기 아이스크림 반열에 올려놓은 것이다.
역발상으로 만든 아이스크림
그렇다면 하겐다즈는 어떻게 전 세계에서 고급 아이스크림의 대명사가 됐을까. 어딘가 익숙한데 막상 주변에서는 쉽게 찾기 어려운 것, 이 브랜드의 성공 비결은 여기에 있다. 매투스 부부는 친숙한 맛의 완성도를 극대화하는 것으로 승부를 걸었다. 첫 출시 당시 제품군은 바닐라와 초콜릿, 커피 등 세 가지뿐이었다. 수십 가지 맛으로 소비자 눈을 끄는 대신 누구나 아는 맛의 깊이로 승부를 봤다.
최상의 맛을 구현하기 위해 신제품 출시에도 오랜 시간을 들였다. 1966년 처음 내놓은 딸기 아이스크림이 대표적이다. 하겐다즈는 원하는 품질의 딸기를 찾고 맛을 완성하는 데 무려 6년을 투입했다. 신제품 가짓수를 늘리는 것보다 기본 플레이버 원료와 배합을 원하는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게 우선이라고 판단했다.
이들이 만들어낸 차이는 단순히 수치에 머무르지 않는다. 밀도가 높은 아이스크림은 한 스푼을 입에 넣었을 때 천천히 녹으며 원료 풍미가 차례로 느껴진다. 빨리 먹고 끝내는 간식이라기보다 잠시 속도를 늦추고 음미하는 디저트에 가깝다. 하겐다즈는 이처럼 제품 물성을 소비 경험으로 연결해 아이스크림을 ‘프리미엄 경험’으로 확장했다.
오래된 기본기부터 리뉴얼
하겐다즈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평범하다. 아이스크림은 언제나 ‘맛’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오랫동안 대표 제품군으로 자리 잡아온 초콜릿 맛의 기본기를 다시 손본 이유다. 하겐다즈는 최근 벨지안 초콜릿 레시피를 전면 업그레이드했다. 사실 초콜릿이라는 맛 자체는 특별할 것이 없다. 아이스크림 매장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흔한 맛이다. 그래서 오히려 차이를 만들기는 더 어렵다. 하겐다즈는 화려한 토핑과 이색 조합을 택하기보다 원재료와 베이스 질감을 살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하겐다즈가 새로 내건 슬로건 역시 ‘의도된 풍부함’(deliberately rich)이다. 풍부한 맛은 우연히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원료를 고를지부터 배합과 공기 함량, 질감, 끝맛까지 하나씩 의도해 만든 결과라는 의미다.
하겐다즈 관계자는 “누구나 아는 기본 맛은 되레 너무 잘 알기 때문에 화려한 조합으로 부족함을 가리기 어렵다”며 “혁신은 반드시 전에 없던 플레이버를 제조하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오랫동안 판매한 제품을 지금 소비자 입맛에 맞춰 다시 점검하고 원료와 배합을 조정해 익숙한 맛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 역시 하나의 혁신”이라고 말했다.
안혜원/정소람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