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원 보안관제센터 / 사진=에스원 제공
에스원 보안관제센터 / 사진=에스원 제공
싱가포르계 행동주의펀드 플래쉬라이트캐피탈파트너스(FCP)가 삼성그룹을 상대로 보안 계열사 에스원을 4조4000억원에 인수하겠다고 제안했다.

FCP는 27일 보도자료를 내고 "삼성SDI, 삼성생명, 삼성카드, 삼성증권, 삼성화재 등 5개 회사 이사회에 이들이 보유한 에스원 지분 전량을 인수하겠다는 확정 인수안을 발송했다"고 밝혔다. 인수 단가는 주당 11만6000원로 책정됐으며 지분 100% 기준으로는 4조4000억원에 달한다. 삼성그룹 5개사가 보유한 에스원 지분은 781만5656주(지분율 20.6%)로, 해당 보유분만큼을 FCP 인수 제안가로 환산하면 9066억원이다.

FCP는 주당 11만6000원이라는 가격은 에스원 상장 이래 역사적 최고가라는 점을 강조했다. FCP는 "최근 시가총액 대비 45%의 프리미엄"이라며 "에스원의 종가 기준 역사상 최고가를 달성한 2016년 7월 20일 4조3700억원(주당 11만5000원)을 웃돈다"고 설명했다.

FCP는 5개 삼성그룹 주주사들 모두 에스원 지분을 계속 들고 있을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 중 리튬배터리 제조업체인 삼성SDI는 차입금이 12조원으로 현금성자산 1조5000억원을 크게 웃돌고 향후에도 수십조원 규모의 설비투자가 예정돼 있다. 유상증자와 비핵심 자산 매각에도 불구하고 앞으로도 자금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라는 게 FCP 주장이다.

또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증권, 삼성카드 등 금융계열 4개사에 대해선 본업인 보험업, 증권업, 여신전문금융업과 에스원의 보안업은 전혀 사업적 접점이 없는 비핵심, 저수익 자산이라고 주장했다. 금산분리 강화 기조에 맞춰 이번 에스원 지분 매각 대금으로 주주환원 또는 본업 경쟁력 강화에 투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상되는 인수대금은 삼성생명의 경우 작년 순이익의 10%, 삼성카드는 13% 수준이다.

FCP는 "5개 주주사 입장에서 보면 에스원은 10년 전 대비 주가가 30% 이상 하락했고, 배당도 시가 기준 4% 수준에 불과해 전략적, 재무적으로 보유 명분이 없다"며 "더 이상 그 손실을 각 사의 주주들이 떠안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FCP는 지난해 개정 상법이 이사에게 주주충실의무를 지운다는 점을 강조하며 5개사 모두에 9월 23일까지 회신을 요구했다. 이상현 FCP 대표는 "이번 5개사 이사회의 답변을 보면 이들이 모든 주주를 위해 일하는 것인지, 삼성그룹 오너가문의 심부름꾼으로 전락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11시30분 기준 유가증권시장에서 에스원 주가는 전날 종가 대비 3.25% 오른 8만2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FCP의 인수 제안이 공개된 직후엔 일시적으로 8만9000원까지 치솟았다.

송은경 기자 nor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