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용 검사 /사진=뉴스1
박상용 검사 /사진=뉴스1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수사를 담당한 박상용 인천지검 부부장검사가 국회 국정조사에서 증인 선서를 거부한 혐의 등으로 고발됐다. 다만 고발장에 명시된 판례가 실제로는 사건과 무관한 근로기준법 위반 사건이라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박 검사는 지난 26일 국회 고발장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개했다. 고발장에는 '대법원이 2010년 1월 14일 선고한 2009도10645 판결에 따르면 형사소송법 제148조 등에서 정한 증언거부권은 증인이 이미 선서를 마친 후 개별적인 질문에 대해 행사하는 것이지, 선서 자체를 거부할 수 있는 사유가 될 수 없다'고 적시돼 있다.

앞서 박 검사는 두 차례 국회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국조특위)에 증인으로 출석했지만 모두 선서를 거부했다. 이에 국조특위는 정당한 이유 없이 선서를 거부했다며 국회증언감정법 제12조 위반 혐의로 그를 고발했다. 아울러 국회의 권위를 훼손했다며 같은 법 제13조 국회모욕 혐의도 적용했다.
박상용 검사가 전날(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개한 고발장 /사진=박상용 검사 페이스북
박상용 검사가 전날(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개한 고발장 /사진=박상용 검사 페이스북
다만 고발장이 근거로 든 판례가 정작 이 사건과 무관한 판결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공봉숙 검사는 페이스북에 "고발장 내용 중 '선서 거부'에 대한 판례로 2009도10645를 들었다"며 "국회증언감정법 제3조에서 선서 거부와 증언 거부를 다 인정하고 있는 마당에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되지 않아 판례를 찾아봤다"고 했다.

이어 "2009도10645는 근로기준법 위반 사건이었다. 심지어 상고이유서 제출 기간이 도과해 공소기각 결정된 사건"이라며 "판례 번호만 잘못 쓴 건가 싶어 같은 요지의 판례를 찾아봤지만, 도저히 찾을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 검사는 "국회 고발 담당자가 박상용 검사의 선서 거부가 왜 죄가 되는지 설명할 방법을 찾을 수 없게 되자 AI에 고발장 작성을 전적으로 위임했고, AI는 할루시네이션(인공지능 환각)으로 화답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박 검사도 같은 날 해당 게시물을 공유하며 "AI로 돌렸는지는 모르겠으나 이는 허위공문서 작성에 해당한다. 국회의 고발장은 공문서이기 때문"이라며 "상상을 초월하는 부실"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 수준으로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형사소송법을 만들었느냐"며 "참담할 따름"이라고 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앞서 재판에서 허위 판례를 인용할 경우 법원이 결정으로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이성윤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이 법안은 허위의 법령이나 판결례를 인용한 법률상 주장이 급증하는데도 제재 방안이 불명확하다는 지적에 따라 피고인 또는 변호인이 존재하지 않는 판례 등을 인용하거나 주요 내용을 허위로 인용하면 과태료를 물리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정우 한경닷컴 기자 krse905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