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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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발주한 용역 입찰 과정에서 업체들로부터 수천만 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공기업 직원들이 대법원에서 무죄를 확정받았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의 혐의로 기소된 공기업 직원 A씨와 B씨에 대한 검찰의 상고를 기각하고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위법수집증거와 이를 토대로 확보한 2차 증거의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은 원심 판단에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봤다.

LH 심사위원, 뇌물 받고 높은 점수 준 혐의

A씨와 B씨는 2020년 1월 LH가 발주한 건설사업관리용역 입찰의 심사위원으로 참여하면서 입찰업체로부터 청탁과 함께 금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입찰에 참여한 경쟁업체 2곳으로부터 용역업체로 선정되게 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총 70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았다. A씨는 두 업체 가운데 더 많은 돈을 건넨 업체에 1등 점수를 준 것으로 조사됐다.

B씨도 한 업체로부터 좋은 점수를 주고 경쟁사에는 낮은 점수를 달라는 청탁과 함께 2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B씨는 돈을 건넨 업체에 1등, 경쟁사에 3등 점수를 준 것으로 파악됐다.

1심은 두 사람의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A씨에게 징역 3년과 벌금 7000만원을 선고하고 4000만원 추징을 명령했다. B씨에게는 징역 2년과 벌금 2000만원, 추징금 20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들이 관여한 업무가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아파트 건설과 관련된 만큼 입찰 평가가 공정하게 이뤄지지 않아 부실 공사로 이어질 경우 다수의 안전에 위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영장 없이 압색, 법원 "위법증거수집"

항소심에서는 결과가 뒤집혔다. 검찰은 당초 입찰 담합에 따른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다 LH 외부 평가위원 성향 분석 자료와 뇌물수수 정황이 담긴 녹취파일 등을 발견했다. 이후 별도의 영장을 받지 않은 채 자료를 확보·보관하고 이를 토대로 뇌물수수라는 별개 범죄 수사로 나아갔다.

항소심은 이 같은 증거 수집이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검사는 각 자료를 발견한 즉시 탐색을 중단하고 별도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는 절차를 거쳤어야 했다"며 "기존 영장으로 자료를 계속 탐색해 별개 범죄 수사에 활용한 것은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정한 영장주의 및 적법절차 원칙을 본질적으로 훼손한 위법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해당 자료뿐 아니라 이를 토대로 확보한 2차 증거와 관련 진술도 증거능력을 인정받지 못했다. 재판부는 나머지 증거만으로는 “공소사실의 증명이 합리적 의심이 없는 정도에 이르렀다고 인정할 수 없다”며 두 사람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대법원도 같은 판단을 유지했다. 대법원은 원심이 위법수집증거와 이차적 증거의 증거능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검찰의 상고를 기각했다.

김유진 기자 magiclam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