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강촌과 경기 가평 대성리 등 한때 대학생 MT의 성지와 강원 설악산, 정동진 등 수학여행 명소 ‘1세대 관광지’가 최근 달라진 여행 방식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교통망 확충으로 당일 여행이 늘고 개별·체험형 관광이 대세가 됐지만 과거 단체관광과 숙박 중심 콘텐츠에서 충분히 벗어나지 못해 상권이 위축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5일 속초시에 따르면 설악동 일대 숙박업소 76곳 가운데 45%, 상가 150곳 중 77%가 폐업하거나 운영을 중단했다. 1970년대 말 대규모 관광단지로 개발된 설악동은 한때 신혼여행과 수학여행의 성지였다. 하지만 고속도로가 뚫리고 설악산소공원까지 차량으로 당일치기로 이동하는 관광객이 늘자 숙박 수요가 확 줄었다.

대학생 MT의 대명사인 춘천 강촌도 비슷하다. 1980~1990년대 수도권 대학생이 단체로 많이 찾았지만 경춘선 복선전철 개통 등으로 서울에서 당일 방문하기 쉬워진 데다 대학생의 MT 문화 자체가 달라지면서 숙박 수요가 급감했다. 경기 포천 베어스타운은 아예 사라졌다. 1984년 문을 연 베어스타운은 수도권과 가까운 스키장으로 인기를 끌었지만 2022년 리프트 역주행 사고 이후 무기한 휴장에 들어갔다. 강릉 정동진 역시 1995년 드라마 ‘모래시계’ 촬영지로 전국적인 명소가 됐지만 30년 가까이 해돋이와 복고 이미지에 의존하면서 MZ세대 관광객을 끌어들일 새로운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란수 한양대 관광학부 겸임교수는 “과거에는 숙박시설 등 관광 인프라만 갖춰도 사람이 모였지만 최근에는 사람들이 서울 성수동, 경북 경주 황리단길처럼 지역의 일상과 문화가 어우러지고 새로운 콘텐츠가 계속 생기는 공간을 선호한다”며 “시설 확충에 그치지 않고 민간 사업자들이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거리를 지속적으로 선보일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소이 기자 clai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