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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출신 與 의원, 탈북 동료 의원에 "김일성 만세하던 사람"
박충권 "김준환 말 듣고 귀를 의심했다"
"탈북민 결단 부정하고 모욕하는 언행"
김준환 "입에 담지 말아야 말…죄송하다"
"탈북민 결단 부정하고 모욕하는 언행"
김준환 "입에 담지 말아야 말…죄송하다"
박 의원은 19일 오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이날 오전 김준환 의원과 회의장 밖에서 나눈 대화를 공개했다.
박 의원과 김준환 의원에 따르면 김준환 의원은 오전 질의 도중 회의장을 이석하는 과정에서 마주친 박 의원에게 "나는 국가유공자고 우리 아버지도 국가유공자다"라며 "국립묘지에 계시는 동안 당신은 '김일성 만세'하던 사람이다. 조심하라"고 조언했다고 한다.
박 의원은 "김준환 의원의 말을 들으며 제 귀를 의심했다"며 "심지어 협박을 받는 듯한 느낌까지 들었다"고 했다.
이어 "저를 비롯한 탈북민들은 김일성 일가의 독재와 한 줄기 인권조차 허용되지 않는 전체주의 체제를 거부하고 목숨을 걸고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을 찾아온 사람들"이라며 "'김일성 만세를 부르던 사람들'이라는 말은 탈북민들의 삶과 결단을 송두리째 부정하고 모욕하는 언행"이라고 비판했다.
또 "국가유공자가 탈북민을 모욕할 수 있는 면허가 될 수는 없지 않느냐"며 "오히려 대한민국이 얼마나 소중한 나라인지, 자유를 찾아 목숨 걸고 온 탈북민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더 잘 이해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쏘아붙였다.
김대식 국민의힘 의원도 김준환 의원의 발언을 문제 삼았다. 그는 "두 분의 대화 속에서 나온 이야기라 믿고 싶지는 않지만 '당신들 김일성 만세하던 사람들이야'라는 발언 자체는 상당히 적절하지 못했다"며 "견해가 다르더라도 북한 체제를 벗어나 대한민국에 정착한 동료 의원의 과거를 끌어들여 모욕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또 "외통위가 북한이탈주민에게 또 다른 낙인을 찍어서는 안 된다"며 김준환 의원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김준환 의원은 박 의원의 항의에 끝내 고개를 숙였다. 그는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씻을 수 없는 아픔을 드린 데 대해 사과한다"며 "결국 입에 담지 말아야 할 이야기를 한 것 같다"고 했다.
다만 그는 사과 과정에서 박 의원의 대북 인식을 지적하기도 했다. 김준환 의원은 "박 의원께서 북한에서 겪은 고통, 이런 것들이 트라우마가 돼 통일에 대한 논의를 너무 공격적이고 북한 체제에 대한 복수심이 가득 찬 시각에서 바라보는 경향이 있어 보였던 것도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북한 땅에서 겪은 고통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민주당의 통일을 위한 노력조차 폄훼하는 경향이 있었다"며 "그런 것들이 합쳐져 제가 입에 담지 말아야 할 이야기를 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제가 내뱉은 말에 대해서는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외통위 회의에 파문을 일으킨 점 또한 사과드린다"고 했다. 박 의원을 향해서도 거듭 "죄송하다"고 말했다.
김준환 의원의 발언은 이날 오전 전체회의에서 박 의원이 정동영 통일부 장관을 강하게 몰아붙인 뒤 나온 것으로 보인다. 박 의원은 정 장관이 북한의 공식 국호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사용하자고 제안한 점을 문제 삼으며 "장관이 하시는 이 행위가 대한민국 헌법 기본질서에 맞느냐"고 따져 물었다.
박 의원의 질타가 이어지자 김 의원은 질의 도중 발언에 끼어들어 항의하는 등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김희선 한경닷컴 기자 gimme_s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