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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칼럼] 세상을 움직이는 두 천재
'페이팔 마피아' 머스크와 피터 틸
스페이스X·팰런티어 등도 키워내
이들의 재주로 패권 유지하는 미국
대다수가 이민자나 이민자 자녀
혼외관계, 성정체성도 문제 안돼
포용·다양성이 美의 진정한 '힘'
전영민 중앙대 창업경영대학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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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민 중앙대 창업경영대학원 겸임교수
그러나 독점은 겨우 4개월, 바로 옆 동네에서 X.com이 유사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창업자가 머스크? 한 성격 하는 둘은 머리를 쥐어뜯으며 사투를 벌인다. 그래서인지 그 당시 머스크 사진에는 머리숱이 별로 없다.
경쟁은 틸의 사전에 없었다. 치열한 경쟁으로 숨이 넘어가는 순간에 머스크를 찾아온 틸. “너 지금 죽을 거 같지?”라며 합병이라는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한다. 그렇게 2000년 3월 탄생한 페이팔, 그러나 두 개의 태양이 공존하기 어렵다. 더구나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성격의 머스크라면.
6개월 뒤 머스크가 미뤄둔 신혼여행을 떠나자 틸은 이사회를 소집해 그를 해임해버린다. 그리고 2년 뒤 15억달러에 회사를 매각한다. 그때까지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머스크도 엄청난 부자가 됐지만 노는 건 천성이 아니었다. 곧바로 스페이스X를 창업해 쉼 없이 로켓을 발사했고 예외 없이 실패한다.
나름 의연한 척했지만 바닥을 보이는 자금에 속은 꺼멓게 타들어갔다. 끝판에 몰렸나 싶은 순간 금융위기로 투자시장마저 냉각. 딱 그 시점에 다시 나타난 틸이 “너 지금 돈 필요하지?”라며 거절할 수 없는 제안! 그때 투자한 2000만달러가 스페이스X 최초의 외부 투자였고 현재 4000배, 그 뒤에도 반복 투자한 6억달러는 530억달러,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왕서방이 번 셈인가? 틸은 페이스북 최초 투자자이고 그때 50만달러로 2000배를 벌었다. 천재 맞다.
2001년 9월 11일 생중계된 테러는 미국인에게 엄청난 충격을 줬다. 그 직후 16개나 되는 정보기관은 도대체 뭘 했는지 조사했는데 흩어진 정보만 모아도 예견이 가능했다는 황당한 사실이 확인됐다. 곧바로 16개 조직을 총괄하는 국가정보국(DNI)을 창설했지만 그러면 뭐하나! 10년이나 사고 치며 돌아다니는 오사마 빈라덴의 행방도 못 찾는데.
지켜보던 틸이 팰런티어를 창업했다. 그들이 개발한 고담 시스템을 채택한 직후 2011년 빈라덴이 숨은 은신처를 찾아내 사살하는 데 성공한다. 몇 주면 끝난다고 예상한 우크라이나 전쟁이 벌써 5년 차다. 개전 직후 틸의 팰런티어와 머스크의 스타링크가 개입하면서 가능했던 일이다.
2019년 2200개이던 인공위성이 현재 1만4500개인데 75% 이상이 미국 소유다. 4년 내 스타링크 4만2000개를 추가한다는데 이제 미국의 우주 정복인가? 비틀대는 미국이 당분간은 여전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뭘 해도 요란한 머스크와 다르게 틸은 ‘은밀하게 위대하게’ 스타일이다. JD 밴스 부통령, 백악관 과학정책실장, 과학기술자문위원장이 모두 틸 휘하의 직원이었다. 그가 창업한 팰런티어의 최고경영자(CEO) 알렉스 카프는 <기술공화국>이란 책을 내고 “미국은 ‘기술’이 지킨다”고 떠든다. 그래서 지구는 슈퍼맨이, 미국은 틸이 지키겠다는 건가.
심각해지는 정치적 기능 장애에도 미국의 힘이 여전한 것은 이런 천재가 계속해서 등장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틸과 머스크는 이민자이고 구글과 엔비디아는 이민자가, 애플과 아마존은 이민자 아들이 세운 회사다. 그렇게 탄생한 회사들이 죄다 미국 소유니 천재 이민자는 곰이고 미국이 왕서방이다. 이민 길목을 좁힌다는데 그러면 다음 천재는 어디로 갈까.
배타적인 중국은 절대 아닐 것이고 혹시 우리도 기회가? 틸과 샘 올트먼(오픈AI)은 법적인 ‘남편’이 있고 팀 쿡(애플)도 성소수자인데 이란이라면 사형이다. 머스크는 4명의 여자에게서 14명의 자녀를 뒀고 국적이 3개나 되지만 미국인은 그런 걸로 뭐라 하지 않는다. 두터운 포용성과 다양성은 미국이 앞으로 계속 왕서방일 수 있는 이유이고, 많이 좋아졌다지만 피부색과 가치관이 조금만 달라도 적대감 폭발인 우리 문화가 여전히 아쉬운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