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성서3산단 등 도심 내 8개 산단의 입주업종 규제가 대대적으로 완화된다.  /대구시 제공
대구 성서3산단 등 도심 내 8개 산단의 입주업종 규제가 대대적으로 완화된다. /대구시 제공
대구 성서 산단에 입주한 제조업체 H사는 오랜 노하우를 접목해 공구와 관련된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판매하려다 예상 밖의 장벽에 부딪혔다. 성서 산단에서는 정보기술(IT)이나 지식서비스업종으로 등록이 불가능해 지식산업센터에 별도의 사무실을 얻어야 하는 상황이 된 것. 비수도권 최대 디지털 혁신거점으로 성장한 대구수성알파시티에 입주한 기업은 정반대의 애로사항을 겪고 있다. 드론, 폐쇄회로TV(CCTV) 관제시스템, 주차차단기 등을 개발하고도 대구수성알파시티 내에서는 공장 등록이 안 돼 외부에 공장을 따로 마련해야 하는 처지다.

민선 9기 들어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출범시킨 추경호 대구시장(사진)은 이 같은 불합리한 규제와 기업의 애로를 접하고 산단의 입주업종 규제를 전면 혁신하기로 했다. 대구시는 지역 제조업의 디지털·인공지능(AI) 전환을 위해 대구 산단 입주 기업의 90%가 몰려 있는 8개 도심 산단의 입주 업종 제한을 해제한다고 13일 발표했다.

대구, AI 융합시대 新 산단 정책 도입한다
대구 산단 입주기업 1만여 개 중 약 90% 이상의 업체가 속한 성서 1~3차 산단, 서대구, 제3 산단, 달성 1, 2차 산단 등 8개 산단에 대해 환경 유해 업종을 제외한 모든 업종이 입주할 수 있도록 규제를 풀 계획이다. 시행은 내년 1월로 목표로 하고 있다. 광역지방자치단체가 도시 내 산단 입주기업의 90% 이상에 네거티브형 규제를 도입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추 시장은 “제조업과 IT, AI가 융합하는 시대에 산단의 규제가 기업의 발전을 가로막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기업이 시장 논리에 따라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도록 불필요한 규제를 해소하고 기업 현장의 문제를 즉시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산단 입주 업종 전면 혁신은 내년 1월 시행을 목표로 추진한다. 박기환 대구시 경제 국장은 “지가 상승 및 투기 발생 우려가 있는 용도지역 변경은 하지 않고 오·폐수 처리 등이 필요한 업종이나 악취 등 주민 수용성을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는 업종은 연구용역을 통해 기준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구 북구 검단산단의 경우 현재는 제조업 271개 업종만 입주할 수 있으나 제도 개선 후에는 569개 업종까지 입주할 수 있다. 특정 산업군 육성을 위해 조성된 인쇄출판밸리와 이시아폴리스는 정보통신기술(ICT) 지식서비스업, 연관업종까지 입주 허용 범위를 넓힐 방침이다. 대구 산업화를 이끈 제3 산단도 청년과 첨단기업이 찾는 혁신거점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수성알파시티는 지식기반산업으로 한정된 입주업종을 산업집적법상 도시형 공장 요건을 갖춘 첨단 제조업종으로 확대하는 규제 완화를 추진한다.

추 시장은 “규제 완화를 통해 공장 이전 및 신규 투자 등 기업의 경영활동 자율성을 높이고 제조기업과 ICT, 지식서비스업의 융합으로 대구경제의 혁신을 앞당기겠다”고 강조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