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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그룹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휴머노이드 아틀라스 시제품(왼쪽)과 아틀라스 개발형 모델.사진=뉴스1
현대차그룹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휴머노이드 아틀라스 시제품(왼쪽)과 아틀라스 개발형 모델.사진=뉴스1
현대자동차그룹이 1차 협력업체의 휴머노이드 로봇 사업 계획을 일제히 점검하고 있다. 2028년부터 단계적으로 시작될 휴머노이드 대량 생산에 맞춰 ‘팀 현대차’ 생태계를 확장하면서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끌어올리려는 전략으로 분석됐다. 주요 협력사는 이런 현대차의 중장기 로봇 전략에 맞춰 설비와 인력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8년부터 단계적으로 생산 확대

 현대차그룹 휴머노이드 아틀라스
현대차그룹 휴머노이드 아틀라스
13일 부품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1차 협력사 200여 곳에서 휴머노이드 소재·부품 사업 계획서를 제출받아 공급망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이들 협력사는 휴머노이드 사업 계획을 올해 상반기 현대차그룹에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는 미국 자회사인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공급망에 기존 자동차 협력사를 포함시키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2028년부터 미국 현지에서 휴머노이드 아틀라스를 양산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국내 자동차 부품 및 소재 협력사로 로봇 공급망을 구축하면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가 클 것으로 보고 있다. 협력사 간 경쟁을 통해 가격을 끌어내리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국내 한 주요 자동차 부품사 부사장은 “휴머노이드 사업 계획을 공유하는 과정에서 현대차의 로봇 사업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휴머노이드 전담 연구개발(R&D) 인력을 늘리는 한편 부품 양산을 위한 설비 투자도 진지하게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자동차업계는 현대차그룹이 휴머노이드 공급망을 점검하고 나선 것은 생산 품질과 원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라고 보고 있다. 현대차는 2028년까지 아틀라스를 연간 3만 대 생산할 수 있는 생산설비를 구축한 후 단계적으로 생산량을 늘리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는 2030년 이후 현대차의 휴머노이드 생산량이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런 대량생산을 위해선 선제적으로 설비 투자에 나서야 하는데, 상당수 협력사가 이 같은 대규모 투자를 선뜻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협력사에 휴머노이드 R&D와 인력 양성을 지원할 수 있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아틀라스의 구동부(액추에이터) 공급을 추진하고 있는 한 협력사 관계자는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선 대당 10만달러 이상인 휴머노이드 가격을 2만~3만달러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며 “현대차와 보스턴다이내믹스만으로는 판매가를 내리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액추에이터만 해도 휴머노이드 원가의 30~50%를 차지한다”고 덧붙였다.

◇품질·원가 혁신방안도 공유

상당수 협력사는 현대차에 부품·소재별 사업 일정, R&D과 설비 투자 등 구체적인 계획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휴머노이드 품질과 원가를 혁신할 다양한 방안도 거론한 것으로 전해졌다. 예를 들어 HL만도는 모터, 제어기, 감속기 등 개별 부품을 통합해 단가를 낮출 수 있는 모듈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중 패권 경쟁 등을 우려해 중국산 희토류를 쓰지 않는 구동 모터를 제안한 협력사(디아이씨)도 있다. 현대차는 자동차 협력사뿐만 아니라 국내 중소·중견 로봇 부품·소재 업체와도 휴머노이드 사업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현대차 요청에 로봇 전문성이 부족한 협력사 일부가 에스비비테크, 에스피지 등 로봇 부품 전문업체와 협력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차 협력사에서 시작한 휴머노이드 사업 계획은 2, 3차 협력업체로 확산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휴머노이드 공급망이 새로 구축되면 그동안 중국과 일본 등에 의존해온 휴머노이드의 일부 부품과 소재가 국산화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에서 축적한 정밀 제조 양산 기술과 로봇 부품업체의 원천 기술이 제대로 결합하면 강력한 시너지가 예상된다”며 “내연기관 자동차에서 전기차로 전환하는 과정의 충격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