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생명·손해보험사인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나란히 상반기 최대 실적을 냈다. 두 회사가 번 돈이 주요 금융지주회사의 순이익과 맞먹는 수준으로 늘었다.

◇역대 최대 실적 낸 삼성 형제

삼성생명·화재, 상반기 사상 최대 순이익
삼성생명은 지배주주 연결 기준으로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1조8935억원이라고 13일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35.8% 증가한 수치다. 삼성화재도 같은 기준으로 올 상반기에 1년 전보다 10.2% 늘어난 1조3723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두 회사 모두 2023년 새 회계기준(IFRS 17)이 도입된 이후 상반기 최대 실적이다.

국내 증시 호황으로 두 회사 모두 투자손익이 크게 늘었다. 삼성생명의 투자손익은 1조8580억원으로 1년 전 대비 82% 증가했다. 삼성화재 투자손익도 788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22% 늘었다.

삼성화재는 보험 본업에서도 선전했다. 상반기 연결 기준 삼성화재의 보험손익은 1조11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9% 많아졌다. 장기보험 부문에서 8804억원의 보험손익을 올려 전년 동기 대비 5.6% 증가했다. 일반보험 부문에서도 대형 사고가 줄어 보험수익이 11.2% 늘어난 9425억원을 기록했다. 신계약 보험계약마진(CSM) 총량은 지난해 말보다 4271억원 늘어난 14조5947억원으로 집계됐다.

구영민 삼성화재 경영지원실장(CFO)은 “수익성 중심 경영과 리스크 관리 역량을 바탕으로 견조한 실적을 이어갔다”며 “하반기에도 인공지능(AI)·데이터 기반의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통해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높여나가겠다”고 말했다.

◇은행 없이도 지주사급 실적

삼성생명·화재 두 보험사의 순이익만으로 이미 하나금융(2조4029억원), 농협금융(1조7791억원), 우리금융(1조6090억원) 등 주요 은행계 금융지주를 제쳤다.

다른 삼성금융 계열사의 실적 개선세도 돋보인다. 삼성생명·화재·증권·카드 등 삼성금융 계열사 실적은 최대 지주회사인 KB금융(3조8846억원)을 넘어섰다. 아직 실적을 공개하지 않은 삼성자산운용을 제외한 상반기 삼성금융 순이익은 총 4조5154억원(연결 기준 단순 합산)이다. 보험뿐 아니라 삼성증권(9391억원) 등이 증시 호황 혜택을 본 덕분이다. 삼성카드(3105억원)도 카드업계 순이익 1위 자리를 지켰다. 다만 금융지주와 동일한 기준으로 실적을 집계하면 삼성금융의 순이익은 줄어든다. 삼성생명은 삼성카드·증권·화재 지분을 각각 71.9%, 29.4%, 15% 보유하고 있어 연결 실적에 일부 중복으로 반영된다.

국내 2위권 손보사인 DB손해보험은 이날 상반기 당기순이익 9796억원을 올렸다고 공시했다. 전년 상반기 대비 8% 증가한 수치다. 보험손익과 투자손익이 모두 늘었다. 상반기 보험손익은 7884억원으로 17.6% 늘어났다. 투자손익은 6382억원으로 8.4% 많아졌다. 2분기 기준으로는 순이익이 7111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54.6% 증가했다. 보험손익은 5618억원으로 두 배로 불어났다.

박시온/장현주 기자 ushire90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