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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주식' 배당사고 낸 삼성증권, 국민연금에 18억 배상 확정
대법원, 원고 일부승소 판결 확정
대법원 제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12일 국민연금공단이 삼성증권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을 열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삼성증권은 국민연금공단에 18억6600여만원을 물어주게 됐다.
2018년 4월6일 오전 9시30분에 삼성증권 직원이 우리사주 2018명에 대한 배당금을 ‘주당 1000원’이 아니라 ‘1000주’로 잘못 입력하는 사고가 벌어졌다. 이후 삼성증권 발행주식(8930만주)의 30배가 넘는 28억1295만주가 입고됐다. 삼성증권은 배당오류를 보고받자 마자 인터넷망 등을 통해 직원들에게 주식 매도금지를 공지했다.
그러나 삼성증권 직원 22명은 2018년 4월6일 오전 9시35분부터 10시6분까지 잘못 입고된 주식 1208만주에 대해 매도 주문을 했다. 이 가운데 약 501만주(16명)에 대한 매도계약이 실제로 체결됐다. 매도물량이 대거 쏟아지자 삼성증권의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11.68% 하락했다.
배당사고 직전까지 삼성증권 주식 1123만주를 보유하고 있던 국민연금공단은 2018년 4월6일부터 9월28일까지 357만주를 팔았다. 이후 2019년 삼성증권을 상대로 299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1심과 2심은 삼성증권이 국민연금공단에 18억66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원심 재판부는 또한 삼성증권이 내부통제 기준을 제대로 마련하지 않는 등 주의·관리 의무를 다하지 않은 점을 인정했다. 그러나 의도하지 않은 오류로 사고가 벌어졌고, 일부 직원 개인의 부정행위가 있었다는 점을 감안해 삼성증권의 책임을 50%로 제한했다.
원심 재판부는 또한 손해배상 대상 범위를 사고 당일인 2018년 4월6일부터 4월10일(3영업일)까지 이뤄진 주식 거래로 한정했다. 국민연금공단은 4월8일부터 9월28일까지 이뤄진 거래 전체에 대한 손해배상을 요구했지만, 법원은 배상 범위를 대폭 축소한 것이다. 국민연금이 처분한 삼성증권 주식의 매도가격과 배당사고가 발생하지 않았을 경우 삼성증권 주식 가격(정상가격)의 차액이 손해액으로 계산됐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봤다. 대법원은 “담당 직원들의 업무상 과실과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원고의 손해 사이에 상당인과 관계가 인정될 여지가 크다”며 “피고가 배상해야 할 손해는 배당 사고가 직접 시장에 가한 충격으로 원고가 입은 손해에 국한된다”고 판시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