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지막 국무회의도 세종에서” >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임기 내에 대통령 세종 집무실을 마련하고, 마지막 국무회의를 세종 집무실에서 열겠다고 밝혔다. 김범준 기자
< “마지막 국무회의도 세종에서” >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임기 내에 대통령 세종 집무실을 마련하고, 마지막 국무회의를 세종 집무실에서 열겠다고 밝혔다. 김범준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11일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이 허용하는 ‘노동쟁의’의 구체적 범위를 시행령으로 명확히 하라고 고용노동부에 재차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에도 “사방에서 분쟁 중”이라며 보완을 지시했다. 노동계는 시행령으로 쟁의 대상을 규정하는 게 불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경영계 우려 외면하더니…

이 대통령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노란봉투법에 의한 쟁의 대상인지 아닌지를 명확하게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는데, (고용노동부가) 규정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 장관은 “행정해석으로 이미 지침을 다 마련했다”며 “시행령에 규정을 만들 수는 없다”고 했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이런 경우는 쟁의 대상이 아니다’고 하는 것과 ‘이렇게 해석하는 게 맞다는 게 고용노동부 의견이다’는 것은 다르다”며 지침이 아니라 시행령 개정 검토를 다시 지시했다.

고용노동부가 시행령이 아니라 지침으로 쟁의 대상 규정을 보완하려는 건 위임 조항이 없어서다. 규정이 포괄적인 법 조항에는 통상 ‘구체적 기준이나 절차는 대통령령(시행령)으로 정한다’는 식의 위임 규정이 붙는다. 그러나 개정 노조법은 쟁의 대상을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 경영상의 결정’으로 규정하고 있을 뿐 구체적 기준도, 위임 규정도 없다. 어느 경영상 결정까지가 쟁의 대상이냐를 두고 논란이 컸다. 개정 당시 “법 조항이 모호해 산업 현장 혼란이 예상된다”는 우려가 쏟아졌지만 여권이 이를 강행 처리했다. 최근 “호남 반도체 팹 건설 결정은 교섭 대상”이라는 삼성전자 초기업노조 주장이 보완 논의의 결정적 계기가 됐다.

이 대통령은 “위임 규정이 없어 비판 소지가 있다”는 취지의 김 장관 설명에 “법률 시행에 필요한 세부 사항을 정하는 것은 헌법상 행정부 권한”이라며 “위임이 없으면 못하는 게 아니고 법률에 반하지 않는, 법 시행에 필요한 범위 내에서는 할 수 있다”고 잘라 말했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모법(母法)에 위임 근거가 없는데 시행령으로 쟁의 행위의 구체적인 범위를 정하는 것은 위법·무효 논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의견이 많다. 노동계도 비슷한 주장을 내놨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이날 “대통령의 반복된 쟁의 대상 시행령화 지시는 월권 행위”라는 성명을 냈다.

김희성 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애초 태생적인 한계가 있는 법이다 보니 발생한 문제”라며 “정의 규정을 조정하는 수정·보완 입법이 필요하다”고 했다.

◇“광주 반도체, 2029년 1차 완공”

정부는 이날 국무회의에서 광주 군공항 부지에 들어설 반도체 팹 1차 완공 시점을 2029년으로 보고했다. 전날 이 대통령이 주재한 ‘메가 프로젝트 민관 합동 2차 점검회의’에서 정부는 군공항 기능 소산 시점으로 2028년 하반기를 제시했는데, 이로부터 불과 1년 후다. 첨단 반도체 팹 1기를 짓는 데 일반적으로 2.5~3년이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군공항 기능 이전 자체는 미국 측과의 협의가 필요한 만큼 탄약고 부지를 우선 활용해 조기 착공한다는 계획이다.

이 대통령은 회의에서 “정책이 국민이 처한 상황을 따라가야지, 거꾸로 국민의 삶을 기성 제도에 억지로 꿰맞추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부동산 세제 개편안을 두고 반발 여론이 커지는 것을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주 52시간 근로제 적용 예외, 교육교부금 개편 등을 두고 부처 간 이견이 노출되는 데 대해서는 “각료들이 논쟁하고 다퉈야 국민이 다투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합리적 논쟁을 통해 입장을 하나로 조율해 가는 것은 민주적 과정”이라고 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임기 내에 대통령 세종 집무실을 마련하고 마지막 국무회의를 세종 집무실에서 열겠다고 밝혔다.

한재영/곽용희 기자 j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