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주최한 주택 공급 활성화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인허가 기간을 단축하는 동시에 조합과 시공사 간 분쟁 등 사업 지연 요인을 함께 해소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사업성이 떨어지는 현장에 정부의 공적 자금으로 추가 이주비 대출을 지원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이용선 민주당 의원과 대한건축학회가 10일 연 ‘서울 주택가격 안정을 위한 정비사업 활성화 방안’ 토론회에서는 민간 정비사업 속도를 높이기 위한 개선 과제가 논의됐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021년 시장으로 복귀한 뒤 인허가 절차를 압축하는 ‘신속통합기획’ 1.0과 2.0을 도입했다. 정비계획 고시부터 관리처분인가, 착공까지 20년 이상 걸리는 절차를 12년으로 줄이는 것이 목표다.

현장에선 서울시, 자치구 등 관계 부서 간 이견으로 시간이 더 오래 걸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영등포구의 한 재건축 사업장에서 공공보행통로를 놓고 부서 간 견해차가 발생해 인허가가 2개월가량 늦어진 사례가 대표적이다. 한은철 나우동인건축사사무소 부사장은 “정비계획 단계와 통합심의 단계, 통합심의와 사업시행인가 단계 사이에 정책이 바뀌면 기존 결정사항을 유지할지, 새 기준을 적용할지를 조합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경과 조치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주비 정책도 사업 속도를 늦추는 요인으로 꼽혔다. 중견 건설사는 조달금리가 높아 추가 이주비 지원에서 대형사에 밀린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박영국 현대건설 도시미래가치사업 팀장은 “시공사가 자체 조달하는 추가 이주비와 관련해 정부 기금이나 보증을 활용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금융 상품을 마련하면 사업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사비를 둘러싼 조합과 시공사 간 갈등도 주요 과제로 지목됐다. 업계 관계자들은 시공사와 조합이 공사비를 협상할 때 물가 상승분과 추가 공사비 증액분을 반영하는 과정에서 갈등이 반복되는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영준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계약 시 3.3㎡당 공사비보다 내역 공사비 방식을 택하고 물가 변동과 공사 기간 연장, 추가 공사비 증액 기준을 구체적으로 명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