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에서 3선 이상 의원은 중진으로 불린다. 초·재선 의원들이 강성 지지층의 목소리에 떠밀려 강경 일변도로 흐를 때 원내 경륜을 갖춘 중진은 당의 무리한 독주를 제어하고 무게중심을 잡는 안전판 역할을 해왔다. 더불어민주당에서 선출직 최고위원 제도가 도입된 2000년 이후 최고위원단에는 예외 없이 1명 이상의 중진 의원이 포함돼 정무적 무게감을 더해왔다. 하지만 이번 최고위원 선거에 나선 3선 이상 중진은 김영호 의원이 유일한 데다 8명의 후보 중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 당대표·원내대표를 제외하면 중진 없는 지도부가 꾸려질 가능성이 커졌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당대회 최고위원 선거는 1~5위 순위 변동 없이 판세가 굳어지는 분위기다. 현재 최민희(재선), 박선원(초선), 한민수(초선), 서미화(초선), 김용(원외) 후보 순으로 당선권을 형성하고 있다.

권리당원은 최고위원 후보 2명에게 표를 줄 수 있다. 계파별로 표 분산을 최소화하기 위한 전략을 세우는 등 각 진영이 확실한 당선권 인원을 묶어 짝짓기 투표에 나선 모양새다. 이에 따라 친청계 3명(최민희·한민수·이성윤)과 나머지 5명의 친명(친이재명)계 후보가 뚜렷한 대립 구도를 형성한 채 경쟁 관계에 놓였다.

친명계로 분류되는 김 의원은 경선 내내 최하위에 머물며 반등의 계기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대로 순위가 확정되면 중진 의원의 최고위원 ‘무입성’이라는 전대미문의 기록을 남기게 된다.

이번 전당대회를 앞두고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가치를 1 대 1로 맞춘 ‘1인 1표제’가 도입되면서 권리당원 사이에 인지도가 높고 선명성이 두드러진 후보가 살아남는 구조로 바뀌었다는 분석이다.

최형창 기자 ca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