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내년부터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사업에서 성과를 낼 전망이다. 플랫폼 검색·광고와 쇼핑을 중심으로 한 캐시카우(수익원)를 AI 영역으로 넓히는 모양새다. ‘과연 더 성장할 수 있겠느냐’는 시장의 우려를 떨쳐내겠다는 목표다.

◇“AI 팩토리 일회성 아니다”

'역대 최대 매출' 네이버 "내년부터 AI 팩토리로 돈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7일 올해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엔비디아와 추진하는 AI 팩토리(AI 데이터센터) 사업은 내년 상반기부터 본격 매출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AI 팩토리를 중심으로 한 AI 인프라를 새 먹거리로 삼았다.

최 대표는 “일회성 사업 기회가 아니라 구조적으로 성장하는 시장에 대한 투자”라며 “엔비디아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은 덕분에 초기 자본을 최소화하면서 빠르게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동에서 데이터센터 구축과 클라우드 활용에 대한 계약을 논의 중이고 남미에서도 초기 단계의 논의를 시작했다”며 “글로벌 AI 컴퓨팅 시장에서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시장에 접근하며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네이버는 지난달 엔비디아를 대상으로 10억달러(약 1조4809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한다고 공시했다. 엔비디아는 네이버 지분 4.5%를 취득해 국민연금, 블랙록에 이어 3대주주에 오른다. 이 돈은 고스란히 1기가와트(GW)를 목표로 삼은 AI 인프라 건설에 투입된다.

엔비디아는 전략적 투자자(SI) 역할을 맡고, 글로벌 대체자산운용사인 브룩필드는 90억달러(약 12조9000억원)를 투자해 그래픽처리장치(GPU)와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 자산을 보유하는 특수목적법인(SPV)의 최대 주주가 된다. 네이버는 AI팩토리 운영 및 고객 유치 역할을 맡는다. 네이버의 자금 투입이 크지 않은 사업구조다. 최 대표는 “네이버와 엔비디아가 사업 성과와 리스크를 함께하는 장기적 동반자 관계로 발전했다”고 강조했다.

◇주력 사업에 AI 접목

네이버가 AI 팩토리에 올인하는 것은 기존 사업으로는 성장이 더뎌서다. 네이버는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매출 3조3888억원, 영업이익 5203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은 16.2%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0.2% 감소했다. 매출은 역대 모든 분기를 통틀어 가장 많은 수준이다. 전통 수익원인 플랫폼 광고와 쇼핑 사업이 각각 역대 분기 중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린 덕분이다. 다만 영업이익은 AI 인프라 투자 영향으로 주춤했다. 영업이익률도 15.4%에 그쳤다.

시장의 반응도 냉랭했다. 이날 네이버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7.08% 하락한 21만원에 장을 마쳤다. 시장에선 네이버의 당장 실적보다 미래 성장성을 요구하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가 AI로 얼마나 성과를 더 낼 수 있을지가 향후 주가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했다.

네이버는 광고와 쇼핑에 AI를 접목하고, AI 팩토리 사업을 키우면서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할 계획이다. 최 대표는 “검색 결과를 AI가 요약해 보여주는 ‘AI 브리핑’ 광고는 기존 검색 광고보다 클릭당 단가와 클릭률이 각각 30% 높다”며 “앞으로 AI 광고로 검증한 랭킹·추천 기술을 광고 상품 전반에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