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당대표를 뽑는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주자들이 4일 일제히 호남을 찾았다. 민주당 전당대회 유권자 셋 중 하나가 사는 호남은 수도권과 함께 최대 승부처로 꼽힌다. 최근 순회경선에서 1%포인트 차로 박빙 대결을 벌인 김민석 후보와 정청래 후보는 이날도 신경전 속에서 유세를 펼쳤다.

정 후보는 이날 전남광주 북구 말바우시장에서 유세를 시작해 지역 내 지체장애인협회 관계자, 소방공무원 등을 만났다. 그는 “광주는 같은 고향 사람이라고 찍어주지 않고 똑바로 할 사람을 찍어준다”고 말했다. 김 후보가 연일 자신과 청와대의 갈등설을 강조하는 것엔 “‘명청대전’이라는 프레임으로 상대 후보를 공격하는 것은 비겁하다”고 날을 세웠다. SNS를 통해선 “신천지 의혹 제기 근거를 못 밝힐 거면 사과부터 하라”고 김 후보를 압박했다.

김 후보는 이날 전북 남원·정읍 시장을 찾고 김제·부안 지역 당원을 만나는 등 전날에 이어 호남을 벗어나지 않았다. 그는 이날 “어제 전남광주와 전북에서 집회를 했는데 각각 7000명, 3000명 이상이나 오셔서 상황의 절박함을 느꼈다”며 “이번 전대는 6·3 지방선거 결과에서 시작된 악순환을 되돌릴 중요한 시점에 열린다”고 했다. 정 후보가 당대표 시절 치른 지선을 패배로 규정하며 자신이 당대표 적임자임을 강조한 것이다. 이날 전남광주 화순, 나주 등을 찾은 송영길 후보도 “정 후보의 재출마는 민주당 분당의 비극을 반복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송 후보는 고향이 전남광주 고흥이어서 호남 지지세가 강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당권 주자들이 호남 표심에 집중하는 것은 민주당의 당원 분포 때문이다. 호남권 권리당원은 전북 약 19만 명, 전남광주 약 31만 명 등으로 50만 명이 넘으며 전체(약 155만 명)의 33%에 달한다. 전체의 38%를 차지하는 서울·경기(약 58만 명)와 함께 최대 격전지로 꼽힌다. 호남권과 서울·경기 순회경선은 각각 15일, 16일 열린다. 여당 관계자는 “수도권에도 호남 출신 당원이 많기 때문에 호남 민심을 잡아야 유리한 고지에 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