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과목 서술·논술형 시대. 이미 잘하는 아이들은 OOO에서 달리고 있습니다.”

전국에 체인점을 둔 초교생 대상 Y국어학원이 지난 5월 학부모설명회를 열며 내건 문구다. 학원 측은 서술·논술형 평가 확대에 대비하려면 초교 시기가 ‘골든타임’이라고 강조했다.

인공지능(AI)이 정답을 쉽게 제시하는 시대를 맞아 학교 평가를 서술·논술형 중심으로 바꾸려는 논의가 본격화하면서 사교육 시장이 먼저 움직이고 있다. 중·고교 내신의 서술·논술형 문항을 확대하고 대학수학능력시험에도 도입하는 방안이 검토되자 초교생 대상 독서와 토론, 글쓰기 수업까지 수요가 번지고 있다.

4일 교육계에 따르면 대통령 직속 국가교육위원회는 수능에 서술·논술형 문항을 도입하고, 중·고교 내신에서 이 평가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오는 10월 말까지 대입 제도 개편안을 포함한 2028~2037년 국가교육발전계획 시안을 마련한 뒤 공론화를 거쳐 내년 3월 확정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사교육 시장은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서울 대치동 P독서토론논술학원 관계자는 “수능과 내신에서 서술·논술형 평가가 확대된다는 소식이 알려진 뒤 등록 문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서울 목동의 K논술학원은 올해 독서토론 수업을 3개 반 추가로 개설했다.

전국 단위 초·중학생 ‘문해력 경시대회’도 잇달아 생기고 있다. 객관적인 점수로 확인하기 어려운 자녀의 사고력과 글쓰기 수준을 파악하려는 학부모 수요가 커진 영향이다. 일부 학원은 자체 경시대회 성적 우수자에게 별도 시험 없이 영재반 입학 자격을 주고 있다.

교육계에서는 평가 방식 변화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면서도 채점의 객관성과 사교육 확대 가능성을 함께 따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전국학부모단체연합은 최근 성명을 내고 “평가자의 주관이 개입할 여지가 큰 서술·논술형 평가를 확대하면 공정성 논란과 사교육 의존이 커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고재연/이미경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