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도 '팔까 말까' 고민했는데…뜻밖의 호황 맞은 '이곳'
경북 성주의 골판지 상자 제조업체 금성칼라팩은 최근 주 5일 중 3일을 야간까지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참외에 이어 포도와 복숭아 출하가 늘면서 산지에서 상자 주문이 몰린 영향이다. 하루 생산량은 평소 12만 개에서 18만 개로 50%가량 증가했다. 김전홍 금성칼라팩 사장은 “올해 과일 출하량이 지난해보다 20%가량 증가해 주문이 한꺼번에 들어와 주말 근무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예년과 달리 올해는 따뜻한 봄에 이어 장마까지 늦게 시작되면서 과일이 풍작을 맞았고, 골판지를 생산하는 제지업계도 활기를 띠고 있다. 온라인 유통과 택배 수요 증가에 계절 특수까지 더해진 것이다.

대기업도 '팔까 말까' 고민했는데…뜻밖의 호황 맞은 '이곳'
4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사과 생산량은 지난해보다 8.1%, 배는 1.6%, 복숭아는 4.7%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세 품목 생산량을 합하면 82만9000t에서 87만7000t으로 약 4만8000t이 증가한다.

과일은 꽃이 피고 어린 열매가 자리잡는 봄부터 초여름 날씨가 한 해 수확량을 좌우한다. 올해 봄철 평균기온은 13.3도로 역대 두 번째로 높아 초기 생육이 빨랐다. 장마도 평년보다 6~11일 늦어지면서 과실이 비바람에 떨어지거나 병해충이 번질 확률을 낮췄다.

늘어난 과일은 곧바로 포장재 수요로 이어졌다. 신선식품인 과일은 빨리 유통해야 하기 때문에 상자 주문량도 몰릴 수밖에 없다. 과일 상자는 주로 골판지로 뼈대를 세우고 겉면에는 인쇄가 잘되는 백판지를 붙이는데 백판지 생산량도 덩달아 늘고 있다. 깨끗한나라 관계자는 “올해 2분기 농산물 포장용 백판지 매출이 1분기보다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제지업계에서는 지종별 희비가 뚜렷해지고 있다. 온라인 유통 및 택배용 수요는 크게 늘고 책 등 인쇄용지는 감소했다. 지난 6월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24조6067억원으로 전년 동월보다 10.7% 늘었고 음·식료품 거래액도 10.4% 증가했다.

글로벌세아그룹이 지난 6월 태림페이퍼와 태림포장, 전주페이퍼 등 제지 계열사 매각 검토를 중단한 것도 달라진 업황을 보여준다. 이들 계열사의 올해 1~5월 매출은 9040억원으로 7% 늘었고 영업이익은 730억원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한국제지연합회 관계자는 “책 등 인쇄용 종이 수요는 줄고 있지만 포장용 종이의 쓰임새는 계속 커지고 있다”며 “제지산업의 무게중심이 골판지와 백판지 등 포장용지로 옮겨가고 있다”고 말했다.

조철오기자 che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