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원물가 뛰고 생활물가 꺾이고…한은 '8월 인상' 놓고 팽팽
2분기 GDP와 GDI가 '깜짝 성장'을 기록한 가운데 7월 근원물가도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시장에선 한국은행이 8월 기준금리를 연속 인상(백투백)할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다만 한국은행이 우려하는 수요 측 물가 압력은 아직 뚜렷하지 않고 기대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치는 생활물가는 오히려 둔화해 연속 인상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적지 않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8월 인상설'과 관련한 질문에 "2분기 국내총생산(GDP)과 국민총소득(GDI), 7월 근원물가와 생활물가 상승률을 유의 깊게 보고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8월 인상설'에 힘이 실리는 가장 큰 이유는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둔화했음에도 근원물가 상승률이 2.6%로 전월(2.5%)보다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는 2023년 12월(2.8%) 이후 2년7개월 만의 최고치다. 근원물가는 식료품과 에너지 등 단기 변동성이 큰 품목을 제외해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지표다. '칩 플레이션' 여파로 정보기술(IT) 기기와 가전제품 가격이 오른 데다 환율 급등으로 섬유제품 생산비용이 상승한 영향이 컸다. 신 총재도 지난 29일 국회 업무보고에서 "(소비자물가보다) 근원물가를 더 중요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8월 물가도 7월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 한은은 "지난해 8월 SK텔레콤의 대대적인 요금 인하에 따른 기저효과로 8월 물가 상승률은 7월보다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록적인 폭염으로 농축수산물 가격이 다시 오를 가능성도 있다. 안재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통화정책 결정 측면에서는 소비자물가 안정세보다 근원물가 상승세를 더 경계할 것"이라며 "8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특히 한은은 실질 구매력을 보여주는 GDI가 2분기 15.6% 증가하면서 수요 측 물가 압력이 커질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다만 기대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치는 생활물가는 전월보다 0.9%포인트 하락한 만큼 한은이 8월 금리 인상을 주저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1560원대를 넘나들던 원·달러 환율도 1430원대로 크게 내려왔다. 고점 대비 40% 하락한 증시 역시 민간 소비를 둔화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실질 구매력이 크게 늘었지만 아직은 백화점 매출 증가 등에 그치는 등 전반적인 수요를 자극하고 있지는 않다"며 "연속 인상에 나설 만큼 시급한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손범기 바클레이즈 이코노미스트는 "높아졌던 기대인플레이션이 다소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근원물가 상승은 한은의 매파적 기조에 정당성을 부여할 수 있다"며 "8월 금리 결정은 기존 예상보다 더 팽팽한 접전(a closer call)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