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 '테라' 토마토·레몬·수박 맛으로…주류업계 영토확장 가속
맥주 브랜드 ‘테라’가 토마토와 수박 맛 과실주로 변신한다. 회식 감소와 절주 문화 확산으로 기존 맥주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하자 하이트진로가 테라의 높은 인지도를 활용해 즉석음용주(RTD) 시장으로 영토를 넓히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4일 와인 베이스 과실 탄산주 ‘테라 스파클링’을 출시한다. 토마토와 레몬, 수박 등 세 종류로 전국 편의점과 대형마트에서 판매한다. 모두 485mL 캔 제품으로, 알코올 도수는 토마토와 수박이 각각 4.6도, 레몬이 7도다.

테라가 과실주 제품을 내놓은 것은 2019년 브랜드 출시 이후 처음이다. 제품명에는 테라가 들어가지만 주세법상 맥주가 아니라 스페인산 화이트와인을 기반으로 만든 과실주다. 기존 맥주의 ‘강한 탄산’ 이미지만 과실 탄산주에 옮겨왔다.

주류업계에서는 이번 제품을 하이트진로의 ‘메가브랜드 확장 전략’으로 보고 있다. 새로운 RTD 브랜드를 처음부터 육성하는 대신 소비자 인지도가 높은 테라를 활용해 초기 마케팅 비용과 시장 진입 부담을 낮추려는 것이다.

특히 토마토 맛 제품은 레몬과 수박 중심이던 기존 과실주 시장에서 화제성을 높이기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익숙한 과일 맛과 이색적인 맛을 함께 구성해 편의점 신제품을 즐겨 찾는 젊은 소비자의 호기심을 자극하려는 전략이다.

하이트진로가 테라의 외연을 넓히는 것은 국내 맥주시장의 성장 정체와 무관하지 않다. 회식과 단체 음주가 줄어든 데다 소비자들이 한 번에 많은 술을 마시기보다 자신의 취향에 맞는 저도주와 과실주, 무알코올 제품을 선택하면서 전통적인 소주·맥주 수요가 약해지고 있다.

반면 캔을 열어 곧바로 마실 수 있는 RTD는 성장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올해 1분기 소주와 RTD 판매 증가로 주류 매출이 성장했지만 하이트진로는 소주와 맥주 매출이 모두 감소했다. 경쟁사들이 하이볼과 과실주를 앞세워 시장을 넓히자 하이트진로도 대표 브랜드를 RTD에 투입한 것으로 분석된다.

테라는 최근 일반 맥주를 넘어 저칼로리 제품인 ‘테라 라이트’, 무알코올 음료 ‘테라 제로’, 영하의 온도에서 제공하는 ‘테라 슬러시 생’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했다. 여기에 과실 탄산주까지 추가하면서 음주 여부와 장소, 취향에 따라 다양한 제품을 고를 수 있는 이른바 ‘테라 유니버스’를 구축하고 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맥주와 소주처럼 주종별 대표 브랜드를 키우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면 최근에는 이미 성공한 브랜드를 무알코올과 RTD 등 인접 시장으로 확장하는 전략이 늘고 있다”며 “테라 스파클링의 성패는 맥주 이미지가 과실주에서도 통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