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음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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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이나 별거, 동거 종료 등 배우자·파트너와의 이별을 경험한 사람 두 명 중 한 명은 이별 전후 폭력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자의 상당수는 신체적·정서적 폭력은 물론 스토킹까지 복합적으로 경험했지만, 10명 중 7명은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성평등가족부가 30일 발표한 '2025년 가정폭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이별 경험자 가운데 이별 과정 전후 배우자·파트너로부터 신체적·성적·경제적·정서적 폭력 중 하나 이상을 경험한 비율은 50.0%로 집계됐다. 배우자·파트너에 의한 평생 폭력 경험률(14.4%)의 3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특히 여성 피해는 더 심각했다. 여성의 이별 전후 폭력 경험률은 59.6%로 2022년(54.5%)보다 높아졌지만, 남성은 같은 기간 47.4%에서 40.0%로 감소했다.

스토킹 피해도 빈번했다. 이별 전후 여성의 29.1%, 남성의 18.9%가 스토킹을 경험했으며, 이별 이후보다 이별 과정에서 피해가 집중됐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감시나 계정 도용 등 기술매개형 스토킹 역시 여성(13.7%)이 남성(9.9%)보다 많았다.

폭력은 한 가지 유형에 그치지 않았다. 최근 1년간 배우자·파트너 폭력 피해자 중 두 가지 이상 폭력이 겹친 복합 피해를 경험한 비율은 여성 22.8%, 남성 15.5%였다. 특히 이별 전후 스토킹을 당한 여성의 38.2%는 여섯 가지 이상 폭력 유형을 동시에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폭력 피해에도 상당수는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다. 피해 당시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다는 응답은 68.5%로 2022년(53.3%)보다 15.2%포인트 늘었다. 외부 기관 등에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다는 응답도 80.9%에 달했다.

대응하지 않은 이유로는 '그 순간만 넘기면 될 것 같아서'(36.3%), '폭력이 심각하지 않다고 생각해서'(34.0%), '창피하고 자존심이 상해서'(31.4%) 등이 꼽혔다.

폭력은 일상과 생계에도 영향을 미쳤다. 최근 1년간 폭력 피해자의 10.7%는 신체적 부상을 입었고, 불면·두통 등 신체화 증상을 경험한 비율은 10.0%였다. 경제활동에 지장이 있었다는 응답은 6.9%였으며, 신체적 폭력을 경험한 피해자에서는 이 비율이 22.5%로 신체적 폭력을 겪지 않은 경우(3.3%)보다 크게 높았다.

반면 배우자·파트너로부터 최근 1년간 폭력을 경험했다고 답한 비율은 5.9%로 2022년(7.6%)보다 1.7%포인트 감소했다. 여성은 7.6%, 남성은 4.1%로 남녀 모두 직전 조사보다 낮아졌다.

국민들은 가정폭력 예방을 위해 가장 필요한 정책으로 '가해자에 대한 합당한 처벌'을 꼽았다. 이어 가정폭력 관련 법과 지원 서비스 홍보, 성평등·폭력예방 교육 확대, 학교의 조기 개입, 경찰의 초기 대응 강화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뒤를 이었다.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은 "이번 실태조사는 이별 폭력 등 친밀한 관계에서 발생하는 폭력이 얼마나 심각하고 복합적인지를 보여준다"며 "법과 제도를 정비하고 피해자 지원을 강화하는 한편 관계기관과 협력해 맞춤형 보호 정책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이소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