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일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사진=대한축구협회
최영일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사진=대한축구협회
최영일 전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이 축구협회 법인카드로 1000만원 넘게 결제한 일식당 운영자와 이후 결혼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혼인 이후에도 해당 식당에서 협회 법인카드 결제가 이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대한축구협회 법인카드로 최근 4년 동안 서울 잠실의 한 일식당에서 결제된 금액은 모두 1676만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최 전 부회장이 사용한 금액은 1161만원이었다. 해당 식당은 대한축구협회 사무실에서 약 20km 떨어져 있지만 최 전 부회장의 자택과는 가까운 곳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의 핵심은 최 전 부회장과 식당 운영자의 관계다. 최 전 부회장은 2024년 2월 이 식당 운영자와 혼인한 것이다. 결혼 이후에도 해당 식당에서는 축구협회 법인카드로 약 200만원이 추가 결제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식당의 법인카드 사용 내역은 지난해 국회에서도 한 차례 공개됐다. 강유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23년 축구협회 법인카드 사용 기록을 분석한 결과, 최 전 부회장은 해당 식당에서 20차례에 걸쳐 364만5000원을 결제했다.

당시에는 1년치 내역만 공개됐지만 이번에는 수년간 누적된 결제 규모가 드러나면서 액수가 더 커졌다. 최 전 부회장 개인이 쓴 금액만 1000만원을 넘었고, 식당 운영자와의 혼인 사실까지 확인되면서 적절성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문화체육관광부도 2024년 대한축구협회 특정감사 과정에서 관련 내용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문체부는 별도 징계나 처분은 내리지 않았다. 배우자가 운영하는 식당에서 법인카드를 쓰면 최 전 부회장 측에 이익이 돌아갈 수 있지만, 이를 명백한 위법 행위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전 부회장은 반복 이용 배경에 대해 업무상 편의성과 가격 경쟁력을 들었다. 그는 JTBC에 "식당이 조용하고 가성비가 좋아 이용했을 뿐"이라며 "문체부 감사에서도 성실히 소명했고 징계를 받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최 전 부회장은 현역 시절 국가대표 수비수로 뛰었다. 1994 미국 월드컵과 1998 프랑스 월드컵에 출전했고, A매치 55경기를 소화했다. 은퇴 후에는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등을 지냈다.

이번 사안은 개인의 법인카드 사용을 넘어 대한축구협회의 비용 집행과 내부 통제 문제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30일 예정된 청문회에서 문화체육관광부가 축구협회의 법인카드 사용을 제대로 관리·감독했는지 따져볼 계획이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