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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돌며 "밥 드셨어요?"…잘나가는 셰프가 밥차 모는 사연
호주청정우 홍보대사 박주영 셰프 인터뷰
호주축산공사 ‘채고의 밥차’ 캠페인
전국 방방 곳곳 돌며 시민들에 '응원 한 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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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서울 중구 을지로 상우가든에서 만난 박 셰프는 “밥차의 주인공은 요리사가 아니라 식탁 앞에 앉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만들지가 아니라 누구를 위해 만들지입니다. 그분들이 어떤 환경에서 생활하고 무엇을 편하게 드실 수 있는지 생각하는 데서 밥차의 여정이 시작됩니다.”
직장인이 '오너 셰프' 된 사연
지금은 식당을 운영하지만 박 셰프의 전공은 요리가 아니다. 호주 시드니에서 토지경제학을 공부한 뒤 부동산 개발회사 등을 거친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온전한 내 일을 하고 싶어 식당을 차렸다가 ‘고기’에 빠졌다. 처음 운영한 수제버거 가게에서 직접 원육을 갈아 패티를 만들며 혼자 요리를 익혔다. 정육까지 파고들면서 호주산 와규 수입·유통으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호주청정우 홍보대사가 된 건 2023년이다.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게 쑥스러워 처음 제안이 왔을 땐 고사했다. 하지만 끝내 수락한 이유는 소고기를 다루며 발견한 장점이 소비자에게 충분히 알려지지 않았다고 느껴서다. “축종, 등급, 생산 이력 등을 추적하는 시스템을 잘 갖췄지만 아직까지 ‘저렴한 수입육’이라는 인식이 있죠. 실제 호주산은 목초육과 곡물비육육, 블랙 앵거스, 와규 등 다양한 선택지가 있습니다. 생산 농장과 축종, 사육 방식, 마블링 등급에 따라 품질과 가격도 세분화돼 있고요.”
호주는 국가 차원의 가축 이력 추적 체계를 운영한다. 생산지와 이동 경로 등 공급망 전반을 관리해 문제가 생겼을 때 추적할 수 있도록 한 시스템이다. 박 셰프는 넓은 목초지와 깨끗한 물과 사료, 안정적인 공급망과 품질 관리 체계를 호주산 소고기의 경쟁력으로 꼽았다.
전국 돌며 시민들에 '한 끼'
채고의 밥차는 호주산에 대한 편견을 말이 아니라 한 끼의 경험으로 바꾸기 위해 시작한 프로젝트다. 호주청정우로 만든 요리를 들고 직접 사람들을 찾는다. 생산자와 식재료, 레시피를 소개했던 기존 콘텐츠 '채고의 식탁'을 현장형 프로그램으로 확장했다.박 셰프는 밥차의 주인공이 요리가 아니라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중요한 건 무엇을 만들지가 아니라 누구를 위해 만들지입니다.” 그래서 식탁에 앉을 사람이 누구인지부터 살핀다. 자폐 아동을 만났을 땐 빠르게 내놓을 수 있는 스키야키를 준비했다. 낯선 환경에서 아이들이 오래 기다리며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시니어 모델에겐 청국장 라이스와 안심 스테이크를 대접했다. 청국장의 콩을 곱게 갈고 두유 등을 더해 카레처럼 부드럽게 풀었다. 익숙한 한식의 맛은 살리면서 씹거나 삼킬 때 부담을 줄이기 위한 조리법이었다. 여기에 상대적으로 부드러운 안심을 곁들였다.
그는 “호주청정우라고 해서 서양식 스테이크만 만들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호주산 소고기를 한식의 익숙한 맛과 연결하는 것도 소비자에게 다가가는 방법이라는 설명이다. 호주산 소고기의 양지나 사태는 오래 끓이면 깔끔한 육향과 깊은 국물을 낼 수 있어 미역국과 뭇국, 장터국밥 등 한국식 국물 요리에도 잘 어울린다. 처음 호주산 소고기를 접하는 소비자에게는 스키야키나 샤부샤부처럼 부담 없는 요리를 권했다. 얇게 썬 고기를 채소와 함께 익혀 먹으면 부위의 식감과 육향을 비교적 편하게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응원하러 갔다가 오히려 삶 배워”
박 셰프는 채고의 밥차 현장에서 마주한 사람들의 반응을 전부 기억한다. 처음엔 단순히 요리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장애아 가족부터 유소년 축구단, 코미디언 등 다양한 사람을 만나며 생각이 달라졌다. “처음에는 제가 그분들을 응원하러 간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제가 더 큰 에너지를 받고 돌아옵니다. 어린아이든 시니어든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살아내는 걸 보며 삶이 무엇인지를 배웁니다.”앞으로 밥을 대접하고 싶은 대상으로는 소방관과 보육시설 아이들, 해녀, 외국인 노동자 등을 꼽았다. “제가 해드릴 수 있는 건 밥 한 끼뿐이니까요. 누군가 자신을 위해 직접 찾아와 정성껏 차린 한 끼가 하루를 버티는 작은 힘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조금 더 사회적 관심이 필요한 곳으로 찾아가고 싶습니다.”
안혜원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