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환급을 기다리다 못한 기업들이 환급 청구권을 투자회사에 팔고 있다.

28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관세 환급 권리를 매각하려는 기업이 늘었다고 보도했다. 지난 2월 미국 대법원의 관세 위법 판결에 따라 미국 정부가 돌려줘야 할 돈에 대한 권리를 투자회사에 팔고 있다는 것이다. 금융자문사 애셋인핸스먼트솔루션스의 닐 사이든 전무는 “지난달 이후 관련 문의가 최소 50% 증가했다”고 말했다.

대표적 사례가 미국의 스포츠용품 회사 ASO다. ASO는 지난해 관세 환급금 청구권 일부를 매각해 1050만달러(약 147억원)를 확보했다.

현금을 앞당겨 확보하려는 목적도 있다. 매출 부진으로 순손실이 늘어난 미국의 아동복 업체 칠드런스플레이스는 지난 3월 관세 환급금 청구권 3820만달러어치를 달러당 67센트 수준에 팔았다.

관세 환급권 거래는 위법 판결이 내려지기 전부터 이뤄졌다. 해당 관세가 무효화될 가능성에 베팅한 월가 투자자가 염가에 미래의 관세 환급권을 사들인 것이다. 실제로 위법 판결이 내려지자 과거에 매각된 환급 청구권 가격이 네 배 뛰기도 했다.

하지만 관세 환급권 거래에도 리스크는 있다. 미국 정부는 세관 절차가 최종 확정되지 않았거나 확정된 지 80일 이내인 수입품을 대상으로 먼저 환급해주고 있다. 오래전 수입된 상품은 후순위로 밀려 환급 시점을 가늠하기 힘들다.

이는 기업들이 환급을 기다리기보다 환급권을 매각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글로벌 로펌 폴리앤드라드너의 그레고리 후시시언 파트너 변호사는 “기업으로서는 전액을 환급받는 게 최선이겠지만, 언제 받을지 모르는 1달러보다 지금 당장 매각해서 받을 80~90센트가 낫다는 계산에 힘이 실린다”고 했다.

김미리 기자 mirimi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