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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아 농장 문닫고 대게 씨말라…폭염에 녹아내리는 자산가치
글로벌 투자자, 보유자산 폭염 취약성 점검 나서
보험사, 산불 잦은 美서부 발빼
'기후 변화 노출' 따라 금리 차등
"주식 수익률 年 1.2%P 떨어뜨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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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산 가치에 어떻게 영향 주나
폭염과 홍수, 가뭄, 산불을 포괄하는 기후 재해가 자산에 손실을 주는 경로는 크게 세 가지다. 영업 차질로 매출이 줄거나 농장 등 시설이 훼손돼 자산을 폐기하는 상황에 몰린다. 재해가 반복되면 기업이 해당 지역에서 사업을 완전히 철수할 수도 있다.
대표적으로 피해를 본 분야는 농업과 어업이다. 2024년 서아프리카를 덮친 최악의 가뭄과 폭염으로 코코아가 전례 없는 흉작을 맞아 일부 농장이 문을 닫고 코코아 가격은 2년 새 400% 뛰었다. 어업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2018년 수온 상승으로 알래스카 대게 개체군이 붕괴해 3년 새 100억 마리 이상 사라졌다.
부동산·인프라도 영향을 받는다. 산불과 태풍 등으로 자산이 물리적으로 훼손되고, 변화한 기후에 맞춰 냉방 설비 등을 보강하느라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투자 시점에는 예상치 못한 자산 가치 하락 요인이다.
◇ 고객 가려 받는 보험사
이 같은 리스크에 가장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곳은 보험업계다. 기후 재난에 취약한 지역에서 손해보험료가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사들은 화재보험 가입이 불가한 지역을 선정해 관련 시장에서 대거 탈출하고 있다. 기후가 지나치게 빠르게 바뀌는 곳에선 적정 보험료를 책정하기 어려워서다. 과거 발생 빈도를 토대로 위험 확률을 계산하는 보험의 기본 원리가 기상 이변에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은행권도 고객의 기후 리스크에 따라 대출 가격을 차등화하기 시작했다. 스페인 BBVA은행은 지난달부터 농업·부동산·레저·유틸리티·인프라 부문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온난화 노출도에 따라 대출금리를 조정했다.
◇ 투자 리스크 분석도 본격화
자산운용사 등 투자자도 기후위기가 미칠 충격을 본격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과거 수십 년간의 기후를 바탕으로 한 투자 모델이 미래 리스크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판단에서다.영국 자산운용사 스탠더드라이프는 내년부터 3170억파운드(약 618조원) 규모 보유 자산에 대해 ‘기후 티핑포인트 시나리오’를 시험할 계획이다. 아마존의 사바나화, 산호초 집단 폐사 등 기후 변화가 자연 시스템으로 되돌리기 힘든 임계점을 넘었을 때 자산별로 어떤 충격이 있을지 분석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JP모간도 발생 가능성은 낮지만 한 번 일어나면 막대한 충격을 주는 ‘기후 블랙스완’이라고 이름 붙였다. 부동산과 인프라 등 비유동 실물자산이 리스크에 직접 노출되면서 신속한 처분이 어려워져 가치가 가장 먼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뒤이어 관련 기업의 부도 위험 상승으로 회사채 시장이 타격을 받는다는 분석이다.
주식도 기후위기 영향을 피해 갈 수 없다. 폭염 등으로 기업이 미래에 볼 피해가 현재 주가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피델리티는 향후 10년간 선진국이 대응을 잘하더라도 기후 리스크 부각도에 따라 주식의 연평균 기대수익률이 0.5%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대응에 실패해 기후 관련 피해가 커질 경우에는 하락 폭이 1.2%포인트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김미리 기자 mirimi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