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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노소영에 현금 9440억 줘라"…SK하이닉스 주가 영향은
서울고법, 재산분할금 9440억원 확정
이혼 소송 9년 만에 파기환송심 결론
SK 지배구조 및 하이닉스 주가 영향 관심
이혼 소송 9년 만에 파기환송심 결론
SK 지배구조 및 하이닉스 주가 영향 관심
서울고법 가사1부(재판장 이상주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2시 열린 파기환송심 선고에서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금 9440억원(지연손해금 포함)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산분할 비율은 노 관장 3분의 1, 최 회장 3분의 2로 정해졌으며, 분할금은 현금으로 지급하도록 했다.
2022년 12월 1심이 665억원, 2024년 5월 2심이 1조3808억원을 선고했던 것과 비교하면 이번 파기환송심 액수는 그 중간 지점에서 결정된 셈이다. 앞서 지난해 10월 대법원은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300억원'을 노 관장의 재산 형성 기여로 인정할 수 없다며 2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돌려보냈고, 이에 따라 노 관장의 기여도가 2심의 35%보다 낮게 재산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다만 이혼 자체와 위자료 20억원 지급 부분은 이미 확정된 상태였다.
이번 판결에서도 재판부는 최 회장이 보유한 지주회사 SK㈜ 지분(약 17.9%)을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시킨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가 법정에서 판결 이유를 별도로 설명하지는 않았지만, 액수 규모를 고려하면 SK 주가의 큰 폭 상승분이 반영된 것이라는 게 법조계 안팎의 해석이다.
◇ 최태원, 9440억 어떻게 마련하나…지배구조 시나리오 셋
문제는 최 회장이 9440억원에 달하는 현금을 마련하는 방식이다. 시장에서 거론되는 시나리오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SK㈜ 주식담보대출 확대다. 이미 상당 부분 담보로 잡혀 있는 SK㈜ 지분을 추가로 활용해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이다. 과거 2024년 2심 판결 직후에도 이런 전망이 나오며 SK㈜ 주가가 급등한 바 있다.
둘째, SK실트론 등 비상장 계열사 지분 매각이다. 최 회장이 개인적으로 보유한 SK실트론 지분(약 29.4%)을 현금화하는 방안이다. 지주사 지분을 직접 건드리지 않고도 자금을 마련할 수 있어 경영권 방어에는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셋째, SK㈜ 배당 확대다. 최대주주 입장에서 배당을 늘려 대출 이자나 상환 부담을 배당금으로 상쇄하는 방식이다. 실제 2024년 2심 판결 직후에도 SK㈜가 배당을 확대할 것이라는 전망이 증권가에서 제기된 바 있다.
◇ 경영권 자체는 안정적…다만 중장기 지배력 희석 우려도
이런 자금 조달 부담에도 불구하고 경영권 자체가 당장 흔들릴 가능성은 낮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최 회장의 SK㈜ 지분율은 여전히 압도적 1위이고, 노 관장 측이 분할받는 것은 주식 현물이 아니라 '현금'이기 때문에 지분 구조 자체가 즉각 바뀌는 것은 아니다.
다만 시장에서는 최 회장이 자금 마련 과정에서 지주사 지분을 추가로 담보로 잡거나 일부 처분할 경우, 중장기적으로 지배력이 다소 희석될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나온다. 양측이 이번 판결에 불복해 재상고할 가능성도 남아 있어, 9년을 끌어온 소송 자체가 완전히 마무리됐다고 보기는 아직 이르다.
◇ SK하이닉스 주가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이번 판결이 SK하이닉스 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구조는 아니다. 최 회장이 보유한 것은 지주회사 SK㈜ 지분이며, SK하이닉스는 'SK㈜ → SK스퀘어 → SK하이닉스'로 이어지는 지배구조 아래 있다. 즉 최 회장이 재산분할금을 마련하기 위해 SK하이닉스 주식을 직접 팔거나 담보로 잡아야 하는 구조가 아니다.
과거 사례를 봐도 이 소송의 영향은 SK하이닉스가 아니라 SK㈜(지주사) 주가에 먼저, 그리고 더 크게 나타났다. 2024년 5월 2심에서 1조3808억원 판결이 나왔을 당시, 약세로 출발했던 SK㈜ 주가는 판결이 나온 오후 2시 50분을 전후해 급등해 장중 한때 15.89% 오른 16만7700원까지 치솟았고, 종가 기준으로도 전일 대비 9.26% 오른 15만8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우선주 역시 8.53% 상승 마감했다. 당시 증권가에서는 "SK의 경영권에 변수가 생기며 단기 모멘텀이 붙은 것"이라는 분석과 함께, 최대주주의 자금 조달 부담이 오히려 배당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역설적 호재' 해석도 나왔다.
반면 현재 SK하이닉스 주가를 움직이는 핵심 동력은 이 소송이 아니라 AI 반도체 수요와 엔비디아 공급망 내 위상 같은 펀더멘털이다. 그룹 전체의 지배구조 불확실성이 커지면 SK하이닉스·SK스퀘어도 투자심리 측면에서 함께 출렁일 여지는 있지만, 방향을 결정하는 것은 결국 반도체 업황과 실적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