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아빠 화 많이 났는데 환불 좀" SK하닉 폭락에 개미들 비명
올해 들어 340% 넘게 폭등하며 시가총액 기준 삼성전자를 제치고 국내 1위 기업에 등극했던 SK하이닉스. 그러나 축포를 터뜨린 지 하루 만에 분위기가 급반전됐다. 사상 최고가 294만5000원을 기록한 직후,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량 축소설과 차익 실현 매물이 겹치며 하루 만에 7%대 급락. 이후에도 210만원대까지 밀리며 3거래일 연속 약세를 이어갔다.

미국 나스닥과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동반 하락, 반도체 밸류에이션 부담론까지 겹치면서 "고점 논란"이 현실화되는 모양새다.

주가는 얼어붙었지만 SNS 반응은 뜨겁다. 한 스레드 이용자는 8일 SK그룹 회장을 태그하며 "하이닉스 주식 아직 안 뜯은 새 건데 환불 가능하냐"는 글을 올려 3천 개가 넘는 좋아요를 받았다. 마치 택배 반품하듯 "우리 애 아빠가 화가 많이 났다"며 환불을 요구하는 식이다. 이는 넷플릭스시리즈 '참교육'에서 한 학부모가 교사에게 갑질을 하며 "우리 애 아빠가 화가 많이 났다"고 한 표현을 이번 폭락 사태에 빗댄 것이다.

댓글 창은 한술 더 뜬다. "환불 안 해줘도 되니까 300만원으로 다시 맞춰달라"거나 "증권보호국 감독관을 부르겠다"는 협박(?) 섞인 농담도 이어졌다.

"산지 1주일 밖에 안 지났으니 환불해 달라", "주문한 상품 색상이 잘못 왔다. 빨간색 보고 샀는데 왜 갑자기 파란색이 됐냐"거나 "회장님 2조는 별거 아니지만 내 280만원은 소중하다", "지금 제 자존감이 많이 떨어졌으니 책임져랴"라는 자조 섞인 댔글도 있었다.

수백 개의 '좋아요'가 붙은 이런 반응들은 실제 환불 요청이라기보다, 고점에 물린 개인 투자자들의 씁쓸한 웃음이 담긴 '밈(meme)'에 가깝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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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이번 조정을 "역대급 상승 후 나타나는 전형적 차익 실현"으로 보고 있다. 다만 문제는 타이밍이다. 사상 최고가 갱신 소식에 뒤늦게 '영끌' 매수에 나선 투자자들이 하루 만에 두 자릿수 하락을 맞으면서, 이른바 '상투 개미'들의 상실감이 유머로 분출되고 있다.

일부 증권가에서는 "조정은 오히려 저가 매수 기회"라는 의견도 나오지만, 단기간에 급등락을 경험한 개미들 사이에서는 자조 섞인 댓글 릴레이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은 하반기와 내년까지 계속 우상향하며 양호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마진이나 실적 증가율과 같은 지표들은 하락 전환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짚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