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택배업계 1위인 CJ대한통운이 화물 운송 플랫폼 ‘더 운반’을 앞세워 미들마일(기업 간 운송 단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소비자 문 앞까지 배송하는 라스트마일(택배)을 넘어 기업 고객의 화물운송까지 사업 영역을 넓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CJ대한통운은 더 운반을 출시한 지 3년 만에 화물주 7000여 곳과 화물차 기사 7만 명을 확보했다고 23일 밝혔다. 사업 초기 화물주 150여 곳, 화물차 기사가 1900여 명이던 것에 비해 큰 폭으로 늘었다. 2022년 말 출시한 더 운반은 인공지능(AI)·빅데이터 기술로 화물주와 화물차 기사를 중간단계 없이 직접 연결하고, 실시간 최적 운임을 제안하는 미들마일 서비스다. 출범 당시 대표이사 직속으로 운영하다가 본부급으로 격상했다.

물류 중간 단계에 해당하는 미들마일 시장은 규모가 연간 30조원대에 달하지만 업무 대부분이 수작업으로 이뤄진다. 화물주와 주선사, 차주 등이 서로 복잡하게 얽혀 있어 물류업계 마지막 ‘아날로그의 땅’으로 불린다. 운송료 정산을 놓고 화물주와 화물차주 간 분쟁이 생기는 경우도 많다. 본업과 연계해 새 먹거리를 찾던 물류업체가 이 시장을 노리는 이유다.

CJ대한통운은 본업인 택배 분야에서 쌓은 운영 노하우와 기술력을 토대로 더 운반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계약 운임과 운행 이력, 노선별 수요, 화물 특성, 지역별 차주 수급 정보 등을 AI로 분석해 최적의 운송 방안을 제시하고, 운임 산출과 차량 매칭의 정확도를 높였다. 서비스 초기 50% 미만이던 자동 배차 성공률이 최근 80% 이상으로 높아졌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올 들어선 기업 고객 계약 운송으로 서비스 범위를 넓혔다. 정기 물량에는 안정적인 배차와 운임을, 수시 물량에는 신속 배차를 지원한다. AI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 고도화에도 나섰다. AI와 대화하듯 주문 정보를 입력하면 시스템에 정보를 일일이 입력하지 않아도 주문을 등록할 수 있는 서비스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운송 데이터와 AI 기술을 기반으로 더 안정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미들마일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