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재선충병에 걸린 붉은 숲과 방제 후 건강해진 숲 전후 모습.  산림청 제공
소나무재선충병에 걸린 붉은 숲과 방제 후 건강해진 숲 전후 모습. 산림청 제공
한번 걸리면 100% 고사하는 소나무재선충병의 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소나무재선충병은 소나무재선충이 북방수염하늘소와 솔수염하늘소라는 곤충의 몸을 빌려 소나무에 침투, 20일 만에 20여만 마리 이상으로 증식해 발생한다. 이 과정에서 소나무의 조직이 파괴돼 한번 감염된 소나무는 100% 죽는다. 한국은 1988년 부산 금정산에서 처음 발견된 이후 현재까지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소나무재선충병 피해는 2013년 제주도, 경상도를 중심으로 확산해 피해 고사목이 2014년에는 218만 그루까지 증가했지만, 범정부적 방제로 피해를 줄여나가고 있다.

◇ 소나무재선충병 피해 고사목 증가세

23일 산림청에 따르면 지난해 6월부터 올해 5월까지 전국에서 발생한 소나무재선충병 피해 고사목은 총 177만 그루로 집계됐다. 피해 고사목은 전년(149만 그루)보다 28만 그루 늘어 증가세를 이어갔다. 피해지역은 경북 포항·경주·안동, 경남 밀양·창녕, 울산 울주군, 경기 양평군 등에 집중됐으며, 이들 지역이 전체 피해의 81%를 차지했다. 산림청은 이 기간 피해 고사목 111만 그루와 감염 우려 목 198만 그루 등 총 309만 그루를 제거했다. 소나무 숲을 재선충병에 강한 수종으로 바꾸는 수종 전환 방제도 3126㏊ 규모로 시행했다. 예방 나무주사는 2만9000㏊에 실시했다. 특히 훈증 방식을 줄이고 수집·파쇄 방식 비중을 지난해 56%에서 올해 86%로 높여 친환경 방제 기조를 강화했다.

◇ 2028년까지 청정지역 확대

하지만 재선충병 확산세는 여전히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피해가 발생한 시·군·구는 166곳으로 전년보다 12곳 늘었다. 신규 발생 지역 가운데 5곳은 감염목 무단 이동 등 인위적 확산이 원인으로 분석됐다. 산림청은 기후변화로 매개충 활동 시기가 빨라지고 활동 기간이 길어진 점도 피해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다. 발생한 피해 고사목 대비 실제 제거된 피해목 비율은 63%에 그쳐 방제 역량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산림청은 올해 초 수립한 2026~2030 국가방제전략에 따라 국가방제 벨트 400㎞ 이상 구축, 100m×100m 격자 기반 예찰·방제 체계 도입, 친환경 방제기술과 내병성 품종 개발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피해가 경미한 41개 시·군·구는 2028년까지 청정지역으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방제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소나무의 경제적 가치는 거의 무한대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국내 산림의 주요 수종(16억 그루, 25%)인 소나무는 매년 공익가치 71조원, 임산물 2894억원을 창출하는 국가 중요 경제자산이다. 애국가에 등장하고(남산 위의 소나무) 문화재 복원 및 조경수 등으로 선호도가 높아 국민 정서와 밀접한 나무로 꼽힌다. 산림에 대한 국민 의식을 조사하면 한국인이 좋아하는 나무 1위로 소나무를 선정하기도 했다. 산림청 관계자는 “인위적 피해 확산을 줄이기 위한 피해지역 소나무 무단 반출 금지에 국민 여러분의 협조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대전=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