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삼성전자 제공
영상=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폴더블 스마트폰 라인업에 4대3 비율을 적용한 제품을 처음 선보였다. 올해 애플의 첫 폴더블 아이폰 출시가 예상되는 가운데, 선제적으로 라인업을 늘리며 정면 승부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폴더블에 '울트라' 첫 적용…라인업 3종으로 재편

삼성전자는 22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올드 빌링스게이트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26'에서 갤럭시Z폴드8울트라, 갤럭시Z폴드8, 갤럭시Z플립8 등 새 갤럭시Z 시리즈 3종을 공개했다. 2019년 폴더블폰 시장을 개척한 지 7세대 만에 라인업을 둘에서 셋으로 늘렸다.
갤럭시Z폴드8울트라. / 사진=삼성전자
갤럭시Z폴드8울트라. / 사진=삼성전자
갤럭시Z폴드8울트라는 생산성에 초점을 맞춘 최상위 모델이다. 펼치면 203.1mm(8형) 대화면에 두께 4.1mm로 역대 폴드 중 가장 얇다. 무게는 215g이다. 2억 화소 메인 카메라와 폴드 시리즈 최초의 5000만 화소 초광각 카메라를 탑재했고, 5000mAh 대용량 배터리에 갤럭시Z 시리즈 최초로 45W 고속 충전과 듀얼 패스 충전 시스템을 적용했다. 2억 화소 모드에서는 HDR(하이다이내믹레인지) 촬영도 지원해 디테일과 색 표현력을 높였고, 어두운 환경에서도 밝고 선명하게 찍히는 '나이토그래피' 기능이 향상됐다. 8K 영상 촬영과 영화 같은 색감을 입히는 'Cine LUT' 기능도 지원해 촬영부터 편집까지 한 기기에서 마칠 수 있다. 방수·방진 등급은 세 모델 모두 IP48이다.
갤럭시Z폴드8. / 사진=삼성전자
갤럭시Z폴드8. / 사진=삼성전자
갤럭시Z폴드8은 콘텐츠 몰입에 초점을 맞췄다. 접었을 때 138.4mm(5.5형), 펼쳤을 때 193.2mm(7.6형) 화면에 영상 감상에 유리한 4대3 비율을 채택했고, 무게는 역대 폴드 중 가장 가벼운 201g이다. 배터리는 4800mAh다. 5000만 화소 듀얼 카메라를 탑재해 광각과 초광각 촬영 모두 고해상도 화질을 구현하며, 전후면 카메라를 동시에 촬영하는 '듀얼 레코딩' 기능과 특정 인물을 자동으로 트래킹해 편집해주는 '마이 팬캠' 기능도 지원한다.
사진=삼성전자
사진=삼성전자
갤럭시Z플립8은 180g으로 역대 플립 중 가장 얇고 가볍다. 커버 디스플레이 '플렉스윈도우'는 AI 중심 인터페이스로 새로 설계돼, 기기를 펼치지 않고도 측면 버튼이나 음성 명령만으로 여러 앱과 서비스를 연동할 수 있다. 커버 디스플레이에 5000만 화소 광각 카메라를 탑재해 핸즈프리 촬영과 함께 플렉스윈도우에서 바로 사진을 꾸미는 '플립샷' 기능을 지원하며, 반 접어 캠코더처럼 잡는 '캠코더 그립', 터치로 줌 속도를 조절하는 '줌 로커', 흔들림을 줄이는 '슈퍼스테디' 수평 고정 옵션으로 브이로그 촬영에도 대응한다. 새로 추가된 '미러뷰' 기능으로 손거울처럼 화면에서 자신의 모습을 바로 확인할 수 있다.

디스플레이도 손봤다. 폴드8울트라와 폴드8에는 티타늄 합금 필름과 강화 티타늄 플레이트를 결합한 '플렉스 티타늄' 기술이 처음 적용돼 화면 주름을 줄였다. 최대 밝기는 전작 대비 약 15% 향상된 3000니트다.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는 폴드8울트라·폴드8에 스냅드래곤 8 엘리트 5세대, 플립8에 엑시노스 2600이 각각 들어갔다.

배달·예약도 알아서…'제미나이 인텔리전스' 첫 탑재

이번 신제품에는 구글과 협업한 '제미나이 인텔리전스'가 모바일폰 최초로 탑재됐다. 사용자가 보고 있는 화면과 콘텐츠 맥락을 이해해 배달, 예약, 쇼핑 등 40여 개 앱을 자동으로 실행하는 에이전트형 AI 경험이 핵심이다. 주변 레스토랑 검색과 예약, 일정 관리, 티켓 조회 같은 작업을 알아서 처리한다.

사용자의 다음 행동을 예측해 제안하는 '나우 넛지', 일정·뉴스·헬스 등 맞춤형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나우 브리프'도 고도화됐다. 채팅 중 친구와 약속을 잡으면 일정 등록을 먼저 제안하는 식이다. 메모·이미지·녹음을 한 작업 공간에 모아 보고서나 인포그래픽으로 만들어주는 '제미나이 노트북'도 지원한다.

AI 자동화 기능이 늘어난 만큼 보안 장치도 보강했다. 이번 신제품부터 적용된 One UI 9는 AI 어시스턴트 활동 대시보드를 제공해 AI 자동화 기능의 실행 내역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삼성 녹스(Knox)는 칩셋부터 기기 전반의 보안을 관리하며, 앱별로 암호화 저장 공간을 분리하는 KEEP과 주요 정보를 물리적으로 분리된 영역에 저장하는 녹스 볼트가 함께 적용됐다. 민감한 정보 접근 시 위험을 미리 알려주는 개인정보 보호 알림 기능도 새로 들어갔다.

기기 교체 과정도 간편해졌다. 스마트스위치 기능을 강화해 iOS 사용자도 별도 앱 설치 없이 QR 코드로 사진, 비밀번호, 통화 기록 등을 무선으로 옮길 수 있고, 퀵쉐어는 에어드롭과도 호환돼 iOS와 갤럭시 기기 간 파일 공유가 가능하다.
왼쪽부터 갤럭시Z폴드8울트라, 폴드8, 플립8. / 사진=삼성전자
왼쪽부터 갤럭시Z폴드8울트라, 폴드8, 플립8. / 사진=삼성전자

메모리값 급등에 20만원 '껑충'

12GB 메모리·256GB 스토리지 기준 갤럭시Z폴드8울트라는 257만7300원, 갤럭시Z폴드8은 227만8100원, 갤럭시Z플립8은 168만3000원이다. 512GB 모델은 각각 283만300원, 253만1100원, 193만6000원이며, 16GB·1TB 모델은 폴드8울트라 345만1800원, 폴드8 315만2600원이다. 색상은 세 모델 모두 그라파이트·크림을 기본으로 하고, 폴드8울트라는 바이올렛 쉐도우, 폴드8은 라벤더, 플립8은 핑크 등을 추가로 선택할 수 있다.

전작 갤럭시Z폴드7의 출고가는 256GB 237만9300원, 512GB 253만7700원이었다. 전작과 같은 8형 화면을 잇는 폴드8울트라 기준으로는 256GB 모델이 19만8000원 올랐다. 반면 화면을 7.6형으로 줄인 기본형 폴드8은 전작보다 오히려 10만1200원 낮은 셈이다. 라인업을 나눠 진입 가격은 낮추고 최상위 가격은 끌어올린 전략으로 풀이된다. 플립은 인상 폭이 더 가파르다. 갤럭시Z플립7은 256GB 148만5000원, 512GB 164만3400원에 출시됐는데, 갤럭시Z플립8 256GB는 168만3000원으로 1년 새 19만8000원(13.3%) 뛰었다.

배경에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 급등, 이른바 '칩플레이션'이 있다. 삼성전자는 이미 지난 4월 부품값 부담을 이유로 갤럭시Z폴드7 512GB 모델 출고가를 253만7700원에서 263만2300원으로, 갤럭시Z플립7 512GB를 164만3400원에서 173만8000원으로 각각 9만4600원 올린 바 있다. 신제품이 나오면 구형 가격이 내려간다는 공식이 깨진 대목이었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1분기 범용 D램 가격은 전 분기 대비 90% 이상 상승했다. 이 같은 원가 부담이 신제품 출고가에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 vs 애플 폴더블 시장 '격전'

사진=삼성전자
사진=삼성전자
하반기 폴더블 시장은 격전지가 될 전망이다. 애플은 오는 9월 아이폰18 시리즈 공개 일정에 맞춰 첫 폴더블 아이폰을 선보일 예정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이날 내놓은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폴더블폰 출하량은 전년 대비 21%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점유율 32%로 1위를 지키겠지만 지난해(40%)보다 8%포인트 떨어지고, 시장에 처음 진입하는 애플이 첫해 25%, 화웨이가 24%로 바짝 쫓을 것으로 관측됐다.

이윤정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위원은 "2026년은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애플의 시장 진입은 소비자 인지도를 높이고 프리미엄 폴더블 제품의 기준을 한 단계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삼성은 제품 완성도와 유통망, 폴더블 사용자 경험 측면에서 여전히 뚜렷한 강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갤럭시Z플립8, 갤럭시Z폴드8울트라, 갤럭시Z폴드8. / 사진=삼성전자
왼쪽부터 갤럭시Z플립8, 갤럭시Z폴드8울트라, 갤럭시Z폴드8. / 사진=삼성전자
새 갤럭시Z 시리즈는 8월 7일부터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주요 시장에 순차 출시된다. 국내 사전 판매는 이달 28일부터 8월 3일까지다. 삼성전자는 256GB 모델 사전 구매 고객에게 512GB로 저장 용량을 올려주는 '더블 스토리지' 혜택과 월 2만9000원 상당의 구글 AI 프로 6개월 무료 구독권 등을 제공한다.

노태문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은 "AI가 진화할수록 모바일 기기는 사용자를 가장 잘 이해하고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사용자와 가장 가까운 접점이 될 것"이라며 "새로운 갤럭시 Z 시리즈는 삼성전자의 가장 완성도 높은 폴더블 제품으로 모바일 경험을 한 단계 진화시키고 사용자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해 차세대 인텔리전스 시대를 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영/홍민성 한경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