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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가치 40년 만에 최저…수출 경합 한국 경제 '빨간불'
22일 외환시장에 따르면 전날 달러-엔 환율은 163.24엔을 기록했다. 이는 1986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엔화 가치가 그만큼 떨어졌다는 의미다. 엔저 현상의 핵심 원인으로는 미국과의 큰 금리 격차가 지목된다. 미국 기준금리가 3.50~3.75%에 달하는 반면, 일본은 지난 6월 금리를 인상했음에도 단기 정책금리가 1.00%에 머물러 있다.
이러한 금리 차를 이용해 저금리의 엔화를 빌려 고금리 자산에 투자하는 '엔 캐리 트레이드'가 활발해진 것이 엔화 약세를 부추겼다. 여기에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와 국제 유가 상승세도 안전자산인 달러 강세를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21일 기준 브렌트유는 배럴당 91.01달러,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84.91달러에 거래됐다. 일본 다카이치 내각의 확장 재정 정책 기조 역시 '다카이치 엔저'라는 신조어를 낳으며 엔화 약세를 거들고 있다.
일본 정부도 엔저 방어에 나선 바 있다. 지난 4월부터 5월까지 약 11조 7300억 엔에 달하는 대규모 외환시장 개입을 단행했지만, 엔화 약세라는 큰 흐름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엔저 현상은 일본 수출 기업의 가격 경쟁력을 높여 자동차, 철강, 조선 등 여러 분야에서 경합하는 한국 기업에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한다. 반면 일본산 부품이나 소재를 수입하는 국내 기업은 비용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또한 엔화 약세로 일본 여행 경비 부담이 줄어 일본을 찾는 한국인 관광객은 늘어나는 반면, 일본인 관광객의 한국 방문은 줄어 국내 관광 및 내수 시장에는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국내 금융 시장의 불안 요인도 잠재해 있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원화가 엔화보다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일 경우 일본과 경쟁하는 국내 수출업체의 가격 부담이 커질 것"이라며 "향후 엔 캐리 트레이드가 급격히 청산되면 국내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은행은 지난 16일 기준금리를 2.75%로 인상하며 원화 가치 안정에 나섰지만, 엔화가 더 빠른 속도로 약세를 보이면서 원-엔 환율은 오히려 하락하는 상황이다. 향후 엔화 가치가 급등세로 돌아설 경우, 엔 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급격히 청산되면서 국내 금융시장에서 외국인 자금이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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