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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마솥으로 만든 된장, 밀키트로 판매…이것이 가업승계"
혁신 승계기업을 가다
(6) 안동제비원전통식품
소비자가 만들어 먹는 식품 판매
어머니의 전통 제품, 아들이 혁신
(6) 안동제비원전통식품
소비자가 만들어 먹는 식품 판매
어머니의 전통 제품, 아들이 혁신
안동제비원전통식품의 최명희(75·오른쪽)·김준영 대표(50)는 19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가업 승계의 본질은 전통을 지키면서도 판매 전략을 현대화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회사는 된장과 고추장 등 전통 장류를 생산하는 업체다. 어머니인 최 대표로부터 가업을 물려받는 김 대표는 예전 방식대로 가마솥에서 콩을 삶는다. 과거와 달라진 건 판매 방식이다. 된장과 고추장 제품뿐 아니라 소비자가 직접 된장을 담글 수 있는 밀키트 제품을 제조해 판다. 이런 밀키트 제품이 회사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 이상이다. 최 대표와 김 대표는 “창업주의 사업 방식과 철학을 존중하면서도 시대에 맞게 제조와 판매 전략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안동제비원은 최 대표가 1998년 설립했다. 지난해 회사 매출은 84억2000만원, 영업이익은 5억9000만원을 기록했다. 최 대표는 대구에서 은행원으로 일하던 평범한 회사원이었다. 스물다섯 나이에 안동의 종갓집 며느리가 된 후 창업까지 나섰다. 사업은 쉽지 않았다. 건강한 전통 식품이라고 홍보해도 상대적으로 비싼 안동의 된장과 청국장을 찾는 소비자는 많지 않았다. 2008년 남편이 세상을 떠나면서 부담은 더 커졌다.
2011년 장남인 김 대표가 서울 생활을 접고 어머니 사업을 돕기 시작했다. 당시까지만 해도 회사 매출은 5억원 안팎에 그쳤다. 기업이 한 단계 성장한 결정적인 계기는 밀키트 시장 진출이다. 김 대표는 “된장·고추장 완제품은 대기업과 가격 경쟁력에서 밀릴 수밖에 없지만, 소비자가 직접 장을 담가 먹는 패키지 상품은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당시 유통가 반응은 차가웠다. 홈쇼핑 상품기획자(MD)는 “마트에 널린 게 된장인데 어떤 사람이 번거롭게 직접 담가 먹겠느냐”고 핀잔을 줬다. 최 대표도 성공 가능성을 반신반의했다. 결과는 달랐다. 홈쇼핑 방송에서 선보인 된장과 고추장 밀키트 제품은 12회 연속 매진을 기록했다. 김 대표는 “앞으로도 가마솥으로 콩을 삶는 전통 조리법을 따를 것”이라면서도 “발효와 제조 방식, 소비 전략은 계속 바꿔 갈 것”이라고 말했다.
안동=이광식 기자
중소기업중앙회·한국경제신문 공동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