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식이 줄고 집에서 술을 마시는 문화가 확산하자 주류업체가 식당·주점 등 유흥 채널보다 가정 채널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편의점과 대형마트 매대를 노린 신제품 출시 경쟁이 치열해졌다.

14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의 가정용 소주 매출은 2021년 1680억원에서 2024년 1829억원, 지난해 1832억원으로 4년 새 9% 늘었다. 반면 유흥용 매출은 2023년 1741억원에서 지난해 1678억원으로 감소했다.

소주업계 1위인 하이트진로의 상황도 비슷하다. 하이트진로의 2019년 소주 매출 비중은 유흥용 55%, 가정용 45%였다. 코로나19 유행이 한창이던 2021년에는 유흥용 44%, 가정용 56%로 뒤집혔다. 유흥 수요가 일부 회복된 2023년부터는 유흥용 51%, 가정용 49%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다른 소주업체는 가정 채널 쏠림이 더 뚜렷하다. 선양소주의 가정용 매출 비중은 2024년 51.7%에서 지난해 57.4%, 올해 상반기엔 59.5%로 높아졌다. 가정용 매출은 2024년 248억원에서 지난해 302억원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유흥용 매출은 229억원에서 219억원으로 줄었다.

이에따라 상품 전략도 달라지고 있다. 기존 소주가 식당 냉장고와 주점 테이블에서 팔렸다면, 최근 신제품은 편의점 매대에서 팔리기 때문에 눈에 띄는 콘셉트와 가격, 맛을 앞세운다. 하이트진로는 홈술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진로 라이트’와 무알코올 맥주인 ‘테라 제로’를 출시했다. 진로 라이트는 기존 제품 대비 칼로리를 25% 낮춰 건강과 다이어트를 신경 쓰는 소비자를 겨냥한 저칼로리 소주다.

대형마트와 편의점에서 가정용 소주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다. 롯데마트의 전년 대비 소주 매출 증가율은 2022년 2.1%, 2023년 2.6%, 2024년과 지난해에는 각각 4.4%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했다. 편의점의 소주 매출 증가폭은 더 크다. GS25의 전년 대비 소주 매출은 각각 2023년 6.3%, 2024년 7.0%, 지난해 14.3% 늘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회식 수요가 일부 회복됐지만 소주 소비가 다시 유흥 채널 중심으로만 돌아가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주류업체 입장에서는 식당 영업망뿐 아니라 편의점, 마트, 슈퍼마켓에서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 상품이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권용훈/강윤지 기자 f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