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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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적으로 가마솥더위가 기세를 떨치는 가운데 경북 일부 지역에 사상 최초로 '폭염중대경보'가 내려지면서 건강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질병관리청은 12일 오전 10시를 기해 경북 경산시와 포항시에 올해 첫 폭염중대경보를 발령하고 온열질환 예방을 위한 건강수칙 준수를 당부했다.

폭염중대경보는 일 최고 체감온도가 35도 이상인 상태가 이틀 이상 지속된 지역에서, 일 최고 체감온도가 38도 이상이거나 일 최고기온이 39도 이상인 조건이 하루 이상 이어질 것으로 예측될 때 내려지는 최고 수위의 특보다.

이러한 극한 고온 상태는 노년층의 생명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체감 온도가 38도 선을 넘어서면 65세 이상 고령층의 전체 사망 위험률은 19% 뛰고, 심혈관질환에 따른 사망 위험 또한 14%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65세 미만 연령대에서 전체 사망 위험이 4%, 심혈관질환 사망 위험이 7% 늘어나는 것과 대조해 보면 고령층이 더위에 얼마나 취약한지 확연히 드러나는 모양새다.
폭염 속 대구 동성로 사진=연합뉴스
폭염 속 대구 동성로 사진=연합뉴스
폭염은 열사병이나 열탈진 같은 온열질환을 직접적으로 일으킬 뿐만 아니라, 호흡기 및 심뇌혈관·신장 관련 기저질환을 급격하게 악화시켜 입원이나 사망 확률을 끌어올릴 수 있다.

온열질환자 발생도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질병청이 발표한 '2026년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 운영 결과에 따르면, 지난 11일 하루 동안 전국에서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99명에 달했다. 이는 전날 발생한 19명과 비교해 무려 80명이나 급증한 수치다.

올해 감시체계 가동 시작일인 5월 15일부터 7월 11일까지 집계된 누적 온열질환자는 총 636명이며,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는 2명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동기 누적치보다는 적은 수준이지만 최근 폭염특보가 전국으로 확대되면서 확산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지난해 사례를 보더라도 폭염이 장기화되면 건강 피해가 단기간에 폭발적으로 늘어난다. 지난해 전체 온열질환자 4460명 중 약 30%인 1341명이 7월 20일부터 31일 사이 단 12일 만에 집중 발생했다. 이 기간 사망자만 10명으로 전체 사망자의 35%를 차지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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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당국은 고온 노출 후 이상 증세가 발현될 경우 섣부른 자가진단 대신 증상에 따른 신속한 의학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장 위험한 질환은 체온조절 중추가 기능을 상실해 발생하는 '열사병'이다. 심할 경우 의식을 잃을 수 있으며 체온이 40도 이상 치솟음에도 땀이 나지 않는 특징이 있어 발견 즉시 119에 신고해야 하는 초응급 상황으로 분류된다.

반면 다량의 땀을 흘리며 두통, 현기증, 구토를 동반하는 '열탈진'이나 신체 근육에 경련이 일어나는 '열경련', 일시적으로 정신을 잃는 '열실신' 등의 전조증상이 나타날 때도 지체 없이 활동을 멈춰야 한다.

온열질환자가 발생하면 구급대가 도착하기 전까지 신속한 초기 처치가 환자의 예후를 결정한다. 우선 환자를 즉시 서늘한 그늘이나 냉방 시설이 가동되는 실내 공간으로 이동시켜야 한다. 이후 환자의 옷을 느슨하게 풀어주고 찬 물수건을 활용해 전신의 체온을 낮추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

의식이 명확한 환자에게는 물이나 이온 음료를 급여해 탈수를 막아야 하지만, 의식이 혼미하거나 없는 환자에게 음료를 억지로 먹이는 행위는 절대 금물이다. 액체가 기도로 유입돼 질식사고 등 치명적인 부작용을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신속히 119 구조대의 지시에 따라 병원으로 후송하는 것이 최선이다.

'물·그늘·휴식' 3대 수칙 필수…카페인 음료 피해야

질병청은 폭염중대경보가 발령된 지역에서는 논·밭 작업이나 건설 현장 노동, 야외 스포츠 활동 및 행사를 즉시 중단하거나 연기할 것을 강력히 권고했다. 특히 노인들의 경우 온도에 대한 신체 적응 능력이 낮아 체온 조절이 어렵고, 고혈압이나 당뇨 등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가 많아 각별한 격리가 필요하다.

더운 날씨에는 활동 강도를 평소의 3분의 2 수준으로 대폭 낮추고, 어린이나 거동이 불편한 노약자를 차량이나 밀폐된 실내에 홀로 방치하는 행위는 절대 금물이다. 부득이하게 외출할 때는 주변 이웃이나 친인척에게 보호를 상시 부탁해야 한다.

건강을 지키기 위한 일상 수칙으로는 갈증을 느끼지 않더라도 규칙적으로 물이나 이온 음료를 마시는 습관이 가장 중요하다. 간혹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나 탄산음료, 술로 갈증을 달래는 경우가 많으나 이는 오히려 독이 된다. 음주는 체온을 직접적으로 상승시키며, 다량의 카페인이 함유된 커피나 탄산음료는 강한 이뇨 작용을 일으켜 체내 수분을 빼앗아가 탈수를 심화시키기 때문에 과음을 피하고 순수한 물을 섭취해야 한다.

또한 정오부터 오후 5시까지의 가장 뜨거운 시간대에는 실외 작업을 전면 중단하고 휴식을 취해야 하며, 외출 시에는 통풍이 잘되는 헐렁하고 밝은색의 가벼운 옷을 입고 양산이나 모자로 직사광선을 차단하는 것이 온열질환을 예방하는 지름길이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