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든이는 출생 직후 중증 장애를 갖게 됐다. 그리고 열아홉 번 수술대에 올랐다. 하지만 해든이는 10년 7개월 동안 부모 곁에 있을 수 있었다. <단정한 작별>은 2023년 7월에 딸을 떠나보낸 남유림 작가의 책이다. 해든이가 하늘의 별이 된지도 벌써 3년이 됐다.

출판사는 이 책을 두고 “슬픔을 토로하는 책이 아니라 슬픔을 기록하는 책”이라고 했다.
태어날 때부터 중증 장애를 갖게된 딸을 10년간 돌보고 보낸 이야기, 신간 <단정한 작별>
책은 희귀질환 아이의 보호자로 살아온 시간을 담담하고도 치밀하게 해부한다. 솔직한 책이다. 전력으로 딸을 돌보면서도 인간으로서 어쩔 수 없이 드는 감정 또한 담담하게 드러낸다. 얼마나 고되고 힘들었겠는가. “나는 늘 절벽 앞에 서 있는 듯한 위태로운 상태였다. 쉬고 싶다, 자고 싶다는 가장 큰 욕구였다.” “조금만 쉬고 싶었는데……. 그냥 잠깐만 쉬고 싶었을 뿐인데……. 아무도 날 도와주지 않았다.”

중증 장애 아이의 보호자로 살아오며 경험한 외로움과 무력감이 고스란히 전해져 온다. 하지만 작가는 비단 상실의 과정에서 머물지 않는다. 상실을 통과한 사람이 어떻게 다시 삶 쪽으로 돌아서는지에 관해 기록한다.

작가는 말한다. “소중한 존재를 잃고 상실의 늪에 남겨진 이들, 끝을 알 수 없는 현실의 무게 속에서 홀로 외로운 이들, 그리고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묻는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은 깊은 연대와 위로를 건넨다.”

작가에게도 위로가 되었을 것 같아 뿌듯한 책이다. 숨겨둔 감정의 본질을 따져보고 차분하게 적어내는 일은 새로운 힘을 갖게 한다. 박종서 기자